실의의 북괴 "졌다, 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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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IPU서울총회가 확정되던날
IPU서울총회는 IPU사상 많은 기록을 남기면서 확정됐다.
로마총회에서 서울총회가 결정되기까지만도 5차례의 표결을 거쳤고 헬싱키 회의에서도 집행위·이사회등에서 2차례의 표대결을 치러야 했다.
이사회주최측 사무국에 등록된 25명의 정식대표단과 기타인원등 약 40명으로 구성된 북한대표만의 규모도 사싱 최대야T다.
북한은 82대32로 패배했던 로마대회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 회의엔 로마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마다가스카르·가이아나·기니·토고 등 5∼6개국을 더 끌어 들였으나 명분없는 싸움을 벌여 참패했다.
북한 대표단은 이사회 개막에 앞서 회의장에 나욘 각국 대표들에게 성명서를 돌려 『서울총회는 IPU 1백년 역사에 오점이 될 것이며 미국과 한국이 책동, 2개의 한국을 합리화하려는 술책』이라고 떼를썼다.
이사회 전날인 28일 저녁에도 북한대표들은 서울총회 저지를 위한 마지막 공세에 열을 올려 각국 대표들 숙소를 새벽 2시까지 돌며 금품공세를 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북한측은 파나마대표단에 자기들을 지지해준다면 2만달러를 주겠다고 제의했으며 지부티대표단의 「자마·질랄」단장에게도 금품공세를 취해 왔던것으로 전해졌다.
자이레 대표단의 「키상우·카봉엘로」단장도 북한대표단이 금품공세를 취해오더라고 한국대표단의 K의원에게 알렸다.
이날 방청석에 앉아있던 북한대표단은 표결 결과가 발표되자 실의에 빠진 듯 『졌다. 나가자』고 말하곤 자리를 떴다.
회의후 북한 지지표를 던진 대표들에게 한국대표들이 『가을에 서울에서 만나자』고 하자 그들은 대꾸없이 웃기만 했으며 어떤 소련대표는 『개인적으론 서울에 못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서울서 열릴 IPU층회는 한국이 유치한 국제회의 가운데 최대규모가 될 것 같다.
몇몇나라의 불참이 예상되더라도 회원국수가 99개국인데다 상당수의 대표들이 부부동반을 하기 때문에 적어도 1천∼1천5백명이 한꺼번에 몰리게 된다.
특히 서울서 열리는 최대규모의 정치회의란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일부 한국대표단은 회의가 끝난 29일 또는 30일 헬싱키를 떠날 예정이었으나 회의 마무리를 위해 모두 5월1일 떠나기로 했다.
『한국을 지지해준 사람들에게 모두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하기 때문.
이사회 후 「퀴벨리에」IPU의장과 「테렌지오」 사무총장은 공동기자회견을 가졌으며 기자들의 관심은 모두 서울총회에 집중. 기자들이 서울총회에 몇나라가 불참할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퀴벨리에」의장은 『현재로선 알수없다』고 답변.
「테렌지오」 사무총장은조차 총회장소로 서울대신 일부회원국이 제시했던 토고가 서울총회에 참석할 뜻을 비쳤다고 말했다.
토고는 이번회의에서 북한측을 지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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