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6. 관운 타고난 엘리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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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9년3개월) 대통령을 보좌한 비서실장, 소리 없는 실력자, 경제사령관인 대통령의 참모장'.

1969년 10월부터 78년 12월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청와대 생활을 함께한 김정렴 당시 비서실장을 일컫는 말이다. 이전에 그는 재무부.상공부 장.차관을 역임했다. 그는 박정희 정부에서 고위 정무직을 가장 많이 지낸 인사다.

장.차관을 직업처럼 자주 하는 인사들이 있다. 한 정권에서 두 번 이상 지낸 이들만 해도 박정희 정부에서 85명, 전두환 정부에서 51명이나 된다. 김영삼 정부 이후엔 38→27→7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박정희 정부 시절 '단골 장관'에는 내무부 장관 세 차례와 교통.체신부 장관을 지낸 박경원씨, 상공.건설.동자부 장관을 한 장예준씨가 포함됐다. 전두환 정부에선 노신영 전 총리와 이범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그런 경우다. 노 전 총리는 외무부 장관과 안기부장도 지냈다. 당시 차기 주자를 그로 한다는 소문이 있었을 정도로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 이 전 실장은 비서실장 전후로 국토통일원 장관과 외무부 장관을 지냈다. 고건 전 총리도 전두환 정부에서 내무.교통.농수산부 장관을 거쳤다.

노태우 정부는 내무부 장관과 국가보훈처장을 지낸 이상연 전 안기부장, 노동부.체신부 장관을 거친 최영철 전 통일원 장관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김영삼 정부에선 재경원.통상산업부 장관과 재경원.해양부.과기처 차관 출신의 임창열 전 경기도 지사가 1위였다. 통일부 장관 두 차례에 국정원장까지 지낸 임동원씨와 재경부.기획예산처 장관에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전윤철 현 감사원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관운을 자랑했다.

역대 정권을 통틀어 가장 많은 고위직을 지낸 이는 진념 전 장관(7회)이었다. 임창열 전 지사(6회), 고건 전 총리, 오명 부총리, 나웅배 전 부총리(5회) 등이 다음이다.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 제보=, 02-751-5673, 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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