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방북 무기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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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12일 "후진타오(胡錦濤.얼굴) 주석의 북한 방문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후 주석이 당초 이달 중순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아 후 주석의 방북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일 강석주(姜錫柱) 북한 외무성 제1 부상을 베이징으로 불렀다. 후 주석의 방북 전 6자회담 복귀에 관한 약속을 받아내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전 정지작업이 실패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베이징의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은 강석주 부상의 방중 기간 중국이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관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바람에 회담 재개가 매우 불투명한 상태가 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올해 초 이미 확정했던 4월 중순 북한 방문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다. 후 주석의 평양 방문은 중국 외교부가 올해 초 중국 최고위 지도자의 해외 방문 일정을 잡는 과정에서 4월 중순으로 시점을 잡았던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2박3일 일정이었다. 또 후 주석의 당초 계획은 5월 초 러시아 승전 기념행사 참석 전후에 북한을 들르는 것이 아닌 단독 방문 형태로 짜여 있었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소식통은 또 "후 주석의 방북은 올해 상반기 안에 실현될 전망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북이 실현되기 위해선 북.중 양국 실무진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협의를 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현재 이 같은 준비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다른 한 외교소식통도 "올 상반기에 후 주석 방북이 실현되지 못하면 하반기에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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