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한국교회의 헌금| 한국장로협의회 세미나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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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교회의 마음은 너무나도 헌금에 집착해있다. 부흥회 강사들이 신유나 축복이란 이름으로 신도들의 감정을 흥분시켜 헌금을 수탈하는 사례는 참으로 비통한 일이다.』
기독교 장로들의 교회 헌금현실에 대한 비판이다. 한국장로협의회는 27일저녁 서울종로 감리교중앙교회에서『한국교회와 헌금』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갖고 액수가 강조되는 헌금, 본연의 목적인 구제를 외면한 헌금의 사용실상등에 대해 호된 비판을 가했다.
『어느 부흥목사는 헌금을 모아 기도원을 개인명의로 구입한후 팔아가지고 이민을 가버렸다. 경기도포천의 맹인양로원이 10만원의 우표값을 들여 교회에 구제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는데 보내온 구원의 성금은 4만원에 불과했다.』
세미나 주제및 발제강사로나온 손봉호교수(아시아연합신학대)와 강치안장로 (감리교장로회전국연합회장)가 제시한 교회헌금의 굴절된 사례들이다.
한국 기독교회의 연간 헌금액은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79년의 경우 1조3백41억원-.
손장로는 스스로 자신을 비판하지않으면 다른곳으로부터 비판을 받게되기때문에 헌금에대한 교인스스로의 정직한 비판이 필요하다고 전제, 과연 그많은 교회의 헌금이 가난한 사람이나 젊은이들을 위해 얼마나 쓰이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10·1조로 대표되는 헌금에 대한 성서의 가르침은 헌물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는 「교회」의 뜻을 분명히 하고있다.
헌금에대한 성서의 언급은 그리 많지않다. 구약의 경우 『레위기』『민수기』『신명기』등에 10·1조란 말이 나온다.
종교세를 내는 독일의 경우 대체로 일생동안에 세례·결혼식·장례식때 세번 헌금을 낸다. 헌금을 재원으로하는 목사의 월급도 현재 서구는 가족수에 따라 동일하게 받는데 비해 한국등 아시아는 막노동자수준에서부터 고관이나 사장수준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세계적으로 헌금을 많이 하는 한국교회 헌금의 특징은 돈을 주고 축복을사는 「주고받는식」이라는 점이다.
손교수는 헌금을 내는 입장에서의 부정적인 면으로 ▲하느님과의 바터제▲위신 ▲감정▲액수강조등을 지적했다.
다른 사람앞에 나타내기위해 위신고려와 흥분상태로 결정해버린 후회하는 헌금은 결코 지양돼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가난한 사람의 10·1조는 액수가 적다고 거들떠보지도 않고 부자의 10·1조만 중요시하는 풍조는 크게 반성해야할 위험한 사고방식이라는것-.
그는 헌금을 많이 내는 사람을 우대, 주일날의 교회에서까지 「돈의 노예」가 되게하는 돈의 공해에 찌든 교회현실을 개탄했다.
헌금사용에서의 부정적인 측면은 ▲교역자 인건비지출편중▲교회치장등의 외형적사용▲선교와 구제의 외면-.
구제에는 인색하기만한 헌금의 사용은 성서의 근본헌금정신을 왜곡한 본말의 뒤바꿈이라는것이다.
손교수는 『한국교회는 이제 사치를 자제하고 교회헌금을 자선이 아닌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제하는데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하느님께 드린 헌금은 벌벌떨며 아껴써야지 그렇지않으면 악한 청지기가되고 만다는것이다.
발제강사의 한 사람인 서정한장로(기독실업인회장)는 헌금은 물질이전에 마음과 정성이 선행되야하며 하느님의 구독에대한 감격으로부터 시작돼아한다고 강조했다.
어느 지방교회의 1년예산이 목사·사모관광및 척사대회비용으로 모두 쓰였다는 실례를 지적한 강장로는 국가세금만큼이나 많은 교회헌금의 종류를 선교·구제헌금과 교회운영헌금으로 이원화하자고 제의했다.
그는 개인기업 교회라는 말까지 나오는 도시 부자교회의 헌금은 마땅히 농어촌 가난한 교회의 교역자들에게 일부를 보내야하며 교회도 기업윤리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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