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휴학생의 급증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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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새학기에 접어들면서 대학마다 휴학생이 급증하고 있음은 적잖이 우려되는 헌상이다.보도에 따르면 서울대와 연세대및 일부 여자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작년동기에비해 40%에서 1백%까지휴학생이 늘어난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로인해 학생들의 등록금의존도가높은 많은 사립대학이 운영상 차질을 빚고 있는것도 문제지만 그것은 도리어 지모적 인데 불과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어렵사리 대학의 문에 들어선 많은 학생들이 휴학을 하게된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을 것이다. 대학관계자들은 그 이유로 성적불량학생들이 중도탈락을 우려,1년을 쉬면서 학력을 보충하겠다는 생각과 졸업정원제가 혹시 변경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군복무부터 하고나서 형편을 보아가면서 복학하자는 생각등이 지적되고 있다.
대학생듈이 무더기로 휴학을 하는현상은 그이유가 어디있든 대학이 학문을 연찬하는 「아카데미즘」의 본산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볼수밖에 없다.
종업정원제가 실시된후 학생들의 면학분위기 조성에 기여한것은 사실이지만 그때문에 잃은것도 많다는 사실을 역시 부인못할 것이다.
대학은 한나라의 장래릍 걸머질인재를 길러내는 곳이다.따라서 학문에 전진하는 일이 대학생에게는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고 여유도 낭만도 없는 대학생활이란 생각만해도 삭막하기 짝이없다.대학은 학문을 연구하는 곳일뿐아니라 폭넓은 교우,다양한 취미생활동을 통해 세계 어느나라 사람과도어깨를 나란히하고 호흡을 같이할수있는 능력을 닦는 도장이기도하다.
물론 사회가 요구하는대로 공부도열심히 하면서 폭넒은 교양을 쌓는 여유를 가진 학생들도 개중에는 있지만그런 학생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학생은 졸업정원제나 학사징계가 아니면 학자금등에 쫓겨 결코 즐겁다고 할수없는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다.휴학생의 급증 현상이란그래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후진성을 탈피하려면 무엇보다 학력에대한 인식의 벽부터 무너뜨려야한다. 하지만 「대졸」 의 간관은 여전히 이사회에서는 살아가기위해 불가결한 조건이며,학력간 임금격차는 해소되지 앓고 있는것이 우리의 숨김없는 현실이다.
대학입학에서 낙방한 학생은 말할것도 없고 졸업정원제 때문에 탈락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 이른바 비명문대학의 학생이 해외의 아무대학이나적을따서 떠나는 풍조를 나무랄수만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유학본연의 뜻에 합당할만큼 실력있는 유학생이 없는것이 아니지만 패배내지는 도피성심리상태에서 가는 투기기유학이 많다는것도 문제다.
이런동기에서 떠난 유학생들이 학업을 중도포기하고 현지에서 방황하는것은 필연적인 일이라고 할수밖에없다.
이들이 쓰는 외화가 아까와서가 아니다.
국내대학의 여건이 조금만 나아지고 제도가 개선되면 없어도 될 인력및 재정의 낭비가 안타까운것이다.
대학생활이 삭막하다는것은 누구를위해서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휴학생의 급증현상은 그런뜻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대학이 낭만이 깃드는 곳이 되도록보다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할 때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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