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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세라믹스』조리용품 늘어 〃부엌에 신석기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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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간이 개발한 새로운 소재 뉴 세라믹스(New Ceramics)가 각종 주방제품에 널리 이용돼 부엌에도 신석기시대를 다시 맞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체의 무기물을 세라믹스라 부른다면 뉴 세라믹스는 질소나 규소 등 천연 무기물이나 또는 인공적으로 합성한 무기물을 고온으로 가열시켜 소결하거나 응용시켜 만든 재료.
내열성과 강도가 강한데다 부식성도 적다.
또한 전자파를 통과해도 가열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특질을 갖고있어 이런 특성이 각종 주방제품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 예로 요리의 혁명을 불러일으킨 전자레인지의 경우 뉴 세라믹스가 접시판으로 쓰이고 있다. 전자레인지는 간단히 말해 전자 발진관에서 발생하는 고주파가 음식물의 수분에 닿을 때 열을 발생해 음식을 조리하는 기구.
이때 접시판이 철제물이면 고주파를 흡수하는 등 방해가 되나 뉴 세라믹스는 고주파를 그대로 통과시켜 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전자조리기에서도 뉴 세라믹스의 용도는 마찬가지다. 전자조리기는 자력선이 음식을 담은 철(철)제 용기에 닿을 때 철(철)의 저항으로 발열해 음식을 조리한다. 이때도 밑판으로 뉴 세라믹스를 쓰면 뉴 세라믹스 자체는 열을 발생시키지 않고 자력선을 그대로 통과시킨다.
이밖에 가정에서 널리 사용하는 가스레인지나 순간 온수기에도 뉴 세라믹스가 쓰인다. 이들 기기에는 압전소자라는 것이 들어 있어 손잡이를 돌리면 순간적으로 수만 볼트의 작은 불꽃이 일어나는 자동점화장치가 있다. 뉴 세라믹스의 용도는 이 압전소자를 둘러싸는 역할, 즉 순간적으로 흐르는 전압의 방류를 막아준다.
뉴 세라믹스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무기물을 원료로 한다는 점에서 금속수지에 이어서 「제3의 산업소재」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금속을 재료로 한 철기시대 이전에 인류가 사용한 석기는 무기물. 뉴 세라믹스는 무기물을 원료로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석기시대를 인류가 다시 여는 셈이라 할 수 있다.
뉴 세라믹스는 처리방식에 따라 성질이 훨씬 좋은 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는 현재 섭씨 1천2백도에서 굽힘 강도가 1입방㎜당 1백26kg에 이르는 세계 최고수준의 재료가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뉴 세라믹스 제조기술은 훨씬 못 미치는 수준. 전자레인지의 접시판으로 쓰이는 뉴 세라믹스를 수입해 쓰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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