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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은 3일분이상 짓지말아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약이냐, 독이냐」-약은 적당히 쓰면 이롭지만 지나치면 해를 끼친다. 한국소비자연맹(회장 정광진)은 7일 하오1시 동연맹회의실에서 「건강, 안전과 소비자」를 주제로한 소비자대학 강의를 열었다. 이자리에서 발표된 홍문화박사(서울대약대 생약연구소 명예교수)의 강의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홍박사는 『약에 의존하기 보다는 자연치유 능력으로 병을 고치는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즉, 약이란 무기와도 같아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해를 입게 된다는 것. 약은 굉장히 위험한 것이므로 될수록 안쓰고 자기가 스스로 고치는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1910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28세. 영아의 사망률도 50%가 넘었었다. 최근에는 평균수명이 70세로 크게 높아졌으나 스칸디나비아·일본의 78세에 비하면 아직도 낮은 상태.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폐결핵환자가 전체인구의 2.5%를 차지,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8∼35배 정도가 많은것이 한 이유가 되고있다.
이같이 우리나라에 폐결핵환자가 많은 까닭은 의사나 약사의 처방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여기 저기 물어보면서 약을 복용하는 의식구조때문이라는것이 그의 지적.
그는 특히 요즘에 와서 구더기·지렁이·생사탕·코브라등이 몸에 좋다고 하여 찾는 이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야말로 기생충을 통째로 먹는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또 노루피·사슴피등 생피를 즐겨 마시는 이도 많으나 이같은 몬도가네식 음식물 섭취가 보약이 된다는 것은 낭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우리나라 사람의 70%가 녹용을 먹고있으며 그 비용만도 1억달러에 달하나 효과는 의문시되고 있으며, 특히 임산부의 경우 녹용을 먹을때 적혈구가 평상시(5백만/㎟)보다 3백만/㎟나 더 늘어나 좋지 않으므로 절대로 피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충고.
그는 전세계적인 약화 사고로 입덧과 구토가 심할때 복용하는 탈리도마이신의 부작용으로 팔없는 아기가 2만명이나 탄생한 예를 들면서, 임신중에는▲3개월까지 절대로 약을 먹지말것▲이몽크림을 바르지 말것▲임신중에는 절대로 위궤양이 생기지 않으므로 소화제의 복용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을 복용할때 주의점으로 폐병등 장기복용을 요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한달 이상 복용하면 중독돼 입술이 타고 얼굴이 까망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어떤 약이든 3일분이상은 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가정의 상비약으로 추천하는것은▲진통제▲소화제▲감기약▲연고▲안약▲살균제 (요드팅크 혹은 과산화수소)▲관장약▲고즈 붕대등 8가지. 이중 진통제는 수술후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와 이가 아플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 복용하지 말아야하며, 소화제 역시 갑자기 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홍박사는 『약은 잘못 먹으면 독이 나서 생명을 잃게되나 올바른 약을 먹으면 살수있을때 죽는 경우란없다』고 말하고 『약은 생명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기때문에 항상 안전성과 공공성을 염두에 두어야한다』고 결론을 맺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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