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작은 정부 만들기'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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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는 먼저 국가 공무원 수를 앞으로 5년 안에 10% 줄인다는 방침이다. 27일 총리 자문기구인 경제재정자문회의는 공무원 수를 2009년까지 3만3000명 줄일 것을 제안했다. 이는 전체의 10%에 해당한다. 후생노동성.국토교통성.재무성 등에서 감원이 많을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이 제안을 10월 4일 각의에서 승인할 예정이다. 308만 명의 지방공무원도 같은 기간 4.6%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연금제도도 대폭 쇄신하기로 했다. 회사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공무원 연금제도를 대폭 손질하는 것이 첫째 목표다. 공무원 공제연금은 회사원들의 후생연금에 비해 수령액이 20%가량 많다. 그동안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그러나 "파업 등 노동 3권이 제약받는 상황에 대한 보상"이라는 공무원 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무산됐다. 그러나 고이즈미는 "내 임기 중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연금을 하나로 합친다는 구상이다.

일반 국민의 공적 연금에 비해 특혜라는 비판을 받는 의원연금도 폐지하기로 했다. 의원연금은 10년 이상 재직한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연금으로, 재직 중 연간 130만 엔을 내면 65세 이후 연간 410만 엔을 받는다. 자민당은 이번 주 내에 검토팀을 발족시켜 다음달 중에 구체안을 마련키로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의원연금 제도를 완전 폐지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현재 8개인 정부계 금융기관들도 통폐합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정책투자은행.중소기업금융공고(公庫) 등 정부계 금융기관의 대출 잔액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는 동시에 기관별 기능을 재검토해 대대적인 통합에 나선다는 것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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