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탄생 100년 새롭게 찾은 시 ③ 정말 보기 좋은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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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2월 7일 미당이 쓴 육필원고

제일 기쁜 것. 제일로 좋은 것. 정말 보기 좋은 것. 미당의 시에 이 세 가지가 나온다. 앞의 둘은 발표작. ‘고목나무에 푸르므레 봄빛이 드는 거와, 걸어가는 발뿌리에 풀잎사귀들이 희한하게도 돋아나오는 일’이 제일 기쁘고, ‘백일쯤 되는 어린 애기 옹알’대는 소리가 제일로 좋다고 했다. 정말 보기 좋은 것은 홍시와 시누대가 함께 노는 것이란다. 사내의 붉은 마음 옆에 계집애의 푸른 잎들이 ‘파다거리는’ 순간. 『시경』에도 이런 조화의 경지가 있지. ‘솔개는 날고 물고기는 뛴다(鳶飛魚躍)’. <윤재웅·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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