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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앙금 훌훌 … 친구된 천안·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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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복기왕 아산시장(왼쪽)과 구본영 천안시장.

이웃이면서도 사이가 나빴던 지자체들이 손을 잡고 있다. 상대방 지역 문화시설을 이용하면 요금을 할인해주고 시내버스 단일 요금제 등도 추진한다. 갈등이 지속될수록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도 인접한 지자체가 상생 방안을 마련하면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는 지난해 12월 29일 상대방 지역 문화시설을 이용하면 요금을 50% 할인해주고 두 지역의 경계에 조성된 공원 4곳을 2곳씩 나눠 관리하기로 했다. 구본영 천안시장과 복기왕 아산시장은 이날 천안시청에서 ‘천안·아산 생활권 행정협의회 1차 정기총회’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두 지역은 또 천안시 홍대용과학관과 아산시 영인산자연휴양림 입장료를 올해부터 절반씩 할인해주기로 했다. 할인 혜택을 상대 지역 주민에게도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아산신도시를 만들면서 천안·아산 두 지역에 걸쳐 조성된 용곡·부원 등 2개 공원은 아산시가 관리하고 월공·탑골제 등 2개 공원은 천안시가 관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행정구역에 해당하는 공원 지역만 각자 관리해왔다.

 이와 함께 천안시의 추모공원 화장시설과 아산시의 공설봉안당(납골당) 시설의 이용료를 할인하고 천안·아산 시내버스 단일요금제 도입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그동안 천안과 아산은 KTX 역사 명칭 등을 놓고 대립해왔다. 2004년 KTX 역사가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에 들어서자 아산은 역 위치가 아산에 있으니 ‘아산역’으로 하자고 했다. 반면 천안은 천안 지역 이용자가 많다며 ‘천안역’을 고수했다. 양 지역이 합의하지 못하면서 결국 역 이름은 ‘천안아산역’이 됐다. KTX 천안아산역 택시 영업권 갈등도 여전하다. 역 위치가 아산이라는 이유로 천안 택시는 천안아산역에서 영업할 수 없다.

 두 지역이 화합의 손을 내밀기 시작한 것은 정부가 2013년 중추도시생활권 선도사업을 추진하면서부터다. 이 사업은 2개 이상 인접 도시 인구가 50만 명 이상으로 동일 생활권을 형성하는 지역의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천안과 아산이 공동 공모한 복합문화정보센터 건립이 지난해 6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에서 중추도시생활권 선도사업으로 선정됐다.

 복합문화정보센터는 천안시 불당동에 연면적 2만6000㎡ 규모로 2016년까지 조성된다. 도시통합운영센터와 공공도서관 등이 들어선다. 사업비는 천안시와 아산시가 73억원씩 똑같이 부담한다.

 금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도 서천군민의 군산화장장 이용료 감면, 두 지역 시티투어 공동 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두 지역은 군산과 서천 장항 앞바다 공동 조업수역 설정 등을 두고 10년 넘게 대립해왔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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