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이제는 IT 학자의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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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용경 전 KT사장(현 KT 경영고문.사진)이 미국 명문 경영대학원인 노스웨스턴대학 켈로그스쿨에서 정보기술(IT)에 관한 강의를 하게 됐다. 이 전 사장에 따르면 켈로그스쿨은 이 전 사장과 함께 보잉.모토로라.벡스트인터내셔널 등 미국 유수 기업의 전직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강의를 의뢰했다. 이 전 사장은 보잉의 전 회장인 필 콘딧 등과 함께 번갈아가면서 강의를 하게 된다. 이 전 사장은 다음달 1일 출국해 내년 3월 귀국할 계획이다.

이 전 사장은 "켈로그스쿨이 한국의 첨단 IT 기술을 높이 평가해 강의를 의뢰한 것 같다"며 "경험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켈로그스쿨은 학생들에게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전직 CEO들에게 강의를 맡겼다. 이 전 사장과 함께 강의를 진행할 필 콘딧 보잉 전 회장은 항공산업에 관해 강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장은 강의와 함께 연구도 병행할 계획이다. 그는 "내년 3월까지 노스웨스턴대학에 머물면서 콜센터의 각종 자료와 관련해 연구하겠다"며 "연구를 돕기 위해 KT 연구원 2명도 동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KT 콜센터의 경우 하루 200만통의 전화를 받고 있다. 콜센터에 많은 자료가 쌓이고 있지만, 이 자료들이 여러 각도로 분석돼 경영에 활용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며 "콜센터의 자료들을 분석하면 신제품 개발이나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8월 중순 민영화 1기 KT 사장직에서 물러난 이 전 사장은 이달 초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의 겸직교수로 부임했다. 애초 KAIST가 이 전 사장을 영입하면서 강의 준비를 위해 이번 학기에는 수업을 배정하지 않았다. 이 전 사장은 내년 3월 귀국한 뒤 전자태그(RFID)와 차세대 인터넷 주소 체계(IPv6) 등 새로운 정보통신 서비스와 관련된 과목을 맡게 된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버클리대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 전 사장은 1975~1977년에 2년간 미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조교수로 강단에 선적이 있다. 이후 이 전 사장은 미국 벨연구소를 거쳐 KT에 입사하면서 기업인의 길을 걸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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