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다시 입원한 DJ, 투석 후 상태 좋아져 가족 외엔 면회 사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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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DJ.얼굴)이 다시 입원했다. 지난 추석 연휴 끝 무렵부터 극심한 식욕 부진에 시달렸다고 한다. 혈압도 불규칙적으로 오르내리고 호흡곤란 증세가 찾아왔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김 전 대통령의 주치의인 정남식(심장내과) 박사는 23일 "탈진 상태를 보이던 김 전 대통령이 22일 검진차 재입원했고 검사 결과 폐부종이 심해 투석을 했다. 오늘도 투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박사는 "(김 전 대통령은)어제 투석 결과 혈압이 안정되는 등 상태가 많이 호전돼 오늘은 신문도 읽었다"고 전했다. 그는 "위독한 상태는 아니다"며 "그러나 연세가 있어 식욕 개선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식욕부진의 원인에 대해선 "한달 전 폐렴 치료를 하며 쓴 약물(항생제)이나 고령 때문일 수 있다"며 "퇴원 뒤 식욕이 완전히 좋아지진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정 박사는 입원 기간에 대해선 "다음주까지 경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외부인의 김 전 대통령 면회를 막고 있다. 최경환 비서관은 "입원 이후 가족들만 면회가 됐고 문병 온 분들은 그냥 돌아갔다"고 했다. 최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다음달 13일부터로 예정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참석 일정과 이번 주 접견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말했다.

◆ 지병에 노환 겹친 듯=김 전 대통령의 병세는 지병에 노환이 겹친 것으로 보인다. 신부전증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진 데다 노화로 심장 기능마저 약화하면서 물.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폐로 향해 폐에 물이 찬 것으로 의료진은 분석하고 있다.

폐부종은 폐 자체의 질환이 아니라 지병이었던 고혈압과 당뇨.신부전증에 노환이 겹친 이차적 합병증이다. 폐에 물이 차면 산소 교환이 안돼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식욕부진도 노환으로 위장 등 소화기 기능이 떨어진 탓으로 해석된다. 콩팥은 단순히 소변을 만드는 장기가 아니라 신진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노폐물을 걸러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매우 민감한 장기이기 때문에 육체적 과로뿐 아니라 정서적 긴장으로도 병세가 악화할 수 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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