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지망 주부가 많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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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문학 일반, 그중에서도 문예창작에 뜻을 가진 여성들의 숫자가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 여류문학인회 (의장 강신재) 가 연례행사로 갖는 주부백일장 참가자는 매년 20∼30%씩 늘나고 있다.
올해로 15회를 기록하게된 주부클럽연합의 (회장 정충량)의 시·수필부문 기능대의 참가자들도 두드러지게 늘어나고있다.
최근에는 직접 글을 쓰는 기능을 배우기 위한 문예강좌가 여성들 사이에 크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19일 처음으로 문학창작반을 개설, 첫강좌를가진 서울YWCA의 경우, 정원25명의 배가 넘는 숫자가 모여들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82년 문을 연 중앙문화센터는 개관초부터 시소제·수필 3개부문에 걸쳐 창작법 강좌를 일고있는데 강의시간이 낮일경우 수강생의 약80%가 여성들, 특히 주부들이다.
그밖에 한국일보 문화센터·동아문화센터등에서도 『문예창작』 『문장론』등의 이름으로 문학 창작강좌를 열고 있는테 여성들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82년 서울의 6개신문사가 주최한 신춘문예 입상자 41명중 29%에 해당하는 12명이 여성이었다는 사실도 여성 문학인구의 숫자, 나아가서는 문학 지망생의 숫자가 만만치 않음을 알수 있다.
그중에서도 결혼하여 가정을 갖고 아이를 낳아기르면서 틈틈이 글을 쓴 30대이상의 주부도 3명이나 끼여 있어 특별히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렇게 문학창작에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지는것은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진에다 분야별로 여성 능력늘 발휘할수 있는 기회가크게 늘어나고 있는 사회분위기와 관계가 있을것이라고 김천주씨(주부클럽연합회 사무처장) 는말한다.
또 바쁜 직장생활에 쫓기는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이 비교적 많은 시간을 갖고 책을 읽거나 작품을 생각할수 있는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울YWCA의 문학창작반을 이끌어갈 작가이순씨는 오늘날 한국의 여성들이 무언가 알 이야기가 많은 때문인 것같다고 얘기한다.
『아직도 한국의 사회구조 속에서는 남편·시가·자식과의 관계에서까지 여성들이 크게 스트레스와 갈등을 느끼며 살고 있는 것같습니다. 새로운 감각속에서 수용되는 여자의 한이라고 할까요?
그것이 여성들로 하여금 글을 쓰고 싶다는 통기를 유발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서울YWCA 교육부 최수자씨는 문학창작반을 열게된 것은 회원들의 요청때문이었다고 한다. 편지한장 쓰기가 어려우므로 글쓰는 연습을 하고 자녀들의 작문지도에도 도움이 되도록 해달라는 소박한 동기에서였는데 도중에 상당히 본격적인 것으로 바뀌어졌다는 것이다.
매주 토요일 하루 2시간씩 약3개월간 계속될 서울Y강좌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하고 있지만 주된 연령층은 30대후반.
수강생중 절반 정도가 열렬한 작가지망생이어서 그 열의가 대단하다고 이순씨는 전한다.
사실상 여성들의 문학열은 스스로 책을 읽고 인생을 생각하며 여가를 보람있게 보낸다는 등의 의미에서도 크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가정주부 정진수씨(62)의 애기.
주부기능대회의 69년도 제1의 입상자인 정씨는 같은 기능대회 입상자인 주부들과 시문회를 만들어 한달에 한번씩 모임을 갖고서로 자극을 주면서 연1회 동인지도 내고 있다.
『같은 동인들중 본격적인 문학지의 추천을 거쳐 정식 시인과 수필가로 대뷔한 경우가 많다』고 말하는 정씨는 문학가 지망생의 경우는 신문이나 잡지등에 짧은 수상등을 투고하는 것도 문장을 다듬고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얘기한다.
또 자신의 글이 활자화되는 즐거움도 함께 누릴수 있다는 것이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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