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중국 교통사고 장면 MBC 뉴스 반복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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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1일 MBC '뉴스데스크' 에서 참혹한 교통사고 장면이 여과 없이 방영돼 물의를 빚고 있다.

'뉴스데스크'는 이날 특파원 보도를 통해 중국 정부가 최근 공개한 화면을 내보냈다.

무단횡단 사고가 빈번한 데 대해 경각심을 주기 위한 장면들이다. 그러나 중국은 중국이고, 우리 방송으로 나간 영상이 지나치게 충격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선, 자전거를 탄 사람이 무단횡단하다 자동차에 치여 튕겨 나가는 장면이 나왔다. 카메라는 행인이 10여m 날아가 차 뒷부분에 떨어지는 장면을 스포츠중계 하듯 동선을 따라가며 비췄다. 행인은 즉사했다.

이 장면은 네 차례나 반복 방영됐다. 이어 미니버스가 행인 두 명을 치는 장면, 사고 피해자가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도 방영됐다.

시청자들은 '뉴스의 선정성'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인터넷엔 '잔인한 장면에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시청률 지상주의를 다시 확인했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방송위원회도 방송 내용의 심의 여부를 검토 중이다.

MBC 보도국도 문제점을 시인했다. '뉴스데스크' 담당 박광온 부장은 "보도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반복 재편집한 부분은 무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방송사들은 승객의 버스기사 폭행 장면, 학생들의 왕따 폭행 장면 등을 생중계하듯 내보내 비판을 받았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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