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2. 1위 고교 출신 엘리트 비율 8.8% → 1.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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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이전 출생자(6.3세대)와 50년대 출생자(긴급조치세대)가 주로 고교.대학을 다닌 60년대, 70년대에는 소수 명문고 출신이 엘리트를 독점했다. 하지만 386세대를 길러낸 80년대에는 명문 카르텔이 해체의 길을 걷는다. 엘리트의 산실이 그만큼 다양해진 것이다.

◆ 386세대 신흥 명문의 본산은 서울 강북=본지 조사에서 6.3세대부터 포스트386세대까지 엘리트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는 여전히 경기고였다. 경복고.서울고.경북고.경남고.부산고.광주일고 등 전통 명문도 전체 순위가 상위에 올라 있다.<그래픽 참조> 현재의 파워 엘리트 중 50년 전후 출생자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74년 고교 평준화 시행 이후 신흥 명문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6.3세대에서 긴급조치세대로 바뀌면서 파워 엘리트 배출 상위 50위 안에 8개 학교가 새로 들어온다. <이하 순위는1면 표 참조> 신일고(15위, 이하 기사에서 괄호 안 순위 표현 생략).성남고(35).경성고(37).충남고(41).한성고(42).숭문고(43).경희고(44).경신고(46) 등이다. 충남고를 제외한 7개 교가 모두 서울 강북 지역에 있는 사립학교였다.

서울 강북의 사립고는 다음 386세대에도 돌풍을 주도했다. 엘리트를 많이 배출한 50개 교 가운데 새로 우신고(5위), 대일고.여의도고(공동 15), 배문고(26).홍대부고(31), 용문고.명지고.동대부고(공동 34), 대성고(40).서라벌고(46) 등이 포진했다. 이 무렵 경기고가 굳건히 지켜오던 전국 1위도 전주고로 넘어갔다.

◆ 포스트386세대는 강남 편중=포스트386세대에서는 서울 강남 지역이 신흥 명문의 창구였다. 이 시절 상위 50개 학교 중 서울지역 학교는 29개. 이 중 강남 지역 학교는 휘문고(3).서울고(4).상문고(4).단대부고(7).경기고(10).잠실고(16).영동고(16).서초고(16).개포고(16).현대고(25).한영외국어고(25).반포고(25).중동고(36).서문여고(45) 등 14개(48%)였다.

386세대까지만 해도 상위 50위 중에 강남 지역 학교가 6개(경기.휘문.서울.영동.상문.배재)뿐이었음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늘었다. 명문고 독점 구조의 해체, 다양화 속에서도 새로운 편중 현상이 시작된 것이다. 대구의 달성고.능인고.영신고(이상 15), 성광고(20).영남고(23).심인고(26).대건고(40) 등도 대거 등위 안에 포함됐다. 달성고 외엔 모두 사립학교다.

◆ 386세대부터 처진 전통 명문=판도가 바뀌면서 전통 명문의 수난기가 시작됐다. 386세대 이전까지 전국 10위 안이던 부산고와 경남고가 50위권 밖으로 밀렸다. 10~20위권이던 제물포고.경북사대부고.서울사대부고.대광고, 20~30위권이던 춘천고.목포고.남성고.성동고.동아고.경기여고.대구상고, 30~40위권의 경주고.덕수상고.김천고.이화여고.선린상고 등이 같은 길을 걸었다.

386세대까지 선전하다 포스트386세대부터 엘리트 배출이 줄어든 전통 명문도 많다. 전국 평균 10위권 안팎이었던 경동고, 20위권 안팎이었던 배재고.보성고.동성고.청주고.동래고.대구고, 30위권의 대륜고 등이 이런 경우다. 물론 전통 명문이 다시 도약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실제 50년대 출생자들의 경우 전국 46위였던 순천고는 다음 세대에 침체기(57위)를 겪었으나 386세대에서 7위, 포스트386세대에서 1위로 재도약했다.

◆ 모든 세대 50위 안에 든 학교는=경기고는 386세대부터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40년간 줄곧 10위권 이내를 유지했다. 경기고처럼 세대를 통틀어 상위 50위 안에 '개근한' 명문고는 모두 15개다. ▶서울고(2→3→9→4)▶경복고(4→4→20→11)▶용산고(11→10→26→45) ▶중앙고(15→12→34→45)▶휘문고(23→13→8→3)▶중동고(20→18→40→36)▶양정고(28→28→40→25)▶경북고(3→2→9→16)▶전주고(7→11→1→16)▶광주일고(8→5→46→45)▶대전고(9→9→3→36)▶진주고(17→26→6→8)▶마산고(18→19→2→16)▶계성고(21→23→12→45) 등이다.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 제보=, 02-751-5673, 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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