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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선 3차전 개최국 호주와 격돌 … 1·2차전서 8강 확정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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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호 23면

55년 만의 아시안컵 제패를 꿈꾸며 기세 좋게 출항한 슈틸리케호가 금의환향할 수 있을까. 한국은 1960년 제 2회 아시안컵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것이 마지막이다.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감은 높지만 일본(FIFA 랭킹 54위), 호주(100위), 이란(51위), 우즈베키스탄(74위) 등 우리나라(69위)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강자가 즐비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결승까지 최대 6경기만으로 결과가 가려지는 만큼 실력 못지않게 행운도 따라야 한다. 대부분의 국내외 언론은 한국·일본·호주·이란을 4강으로 꼽는다.

9일 개막 아시안컵 우승 방정식은

 조별리그 일정부터 만만찮다. 개최국이자 지난 대회 준우승팀 호주가 본선 A조 3차전 상대다. 호주는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본선 B조에서 스페인·네덜란드·칠레 등 강자들과 맞붙어 전패로 탈락했지만 경기마다 접전을 펼쳐 가능성을 보여줬다. 엔제 포스테코글루(49) 현 감독 부임 이후 킥 앤드 러시(kick and rush) 형태의 단조로운 전술에서 탈피해 패스워크 위주의 공격축구를 가다듬었다. 백전노장 골잡이 팀 케이힐(36·뉴욕 레드불스)이 간판스타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호주는 아시아 톱클래스 경기력 외에 개최국이라는 어드밴티지도 갖췄다”며 “한국은 앞서 치르는 오만전과 쿠웨이트전을 모두 이겨 일찍 8강행을 확정 지은 뒤 호주를 상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8강에서 맞붙게 될 B조에서는 우즈베크 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요주의 상대다. 성남 FC 공격수 세르베르 제파로프(33)가 주장을 맡은 우즈베크는 세대교체를 미루고 경험 많은 베테랑 위주로 엔트리를 구성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12월 감독 교체와 평가전 완패(바레인전 1-4 패)를 잇따라 겪어 뒤숭숭하지만 이란과 함께 통산 세 차례 우승한 경험이 있어 무시할 수 없다. 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한국과 사우디의 평가전은 ‘미리 보는 8강전’으로 주목받는다.

3일 호주 시드니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는 슈틸리케(뒷줄 가운데). [뉴시스]

 4강 이후는 매 경기가 결승전 못지않다. 숙적 일본 또는 ‘한국 저격수’ 이란이 요주의 상대다. 일본은 지난 대회를 포함해 최근 일곱 번의 대회에서 네 차례나 우승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혼다 게이스케(29·AC밀란), 오카자키 신지(29·마인츠) 등 유럽 리그에서 입지를 굳힌 공격수들이 대회 2연패를 위해 대기 중이다.

 일본의 적은 내부에 있다. 하비에르 아기레(57) 일본 감독이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사라고사를 이끌던 시절 발생한 승부조작 스캔들에 휘말렸다. 최근 아기레 감독이 기자회견을 열어 결백을 주장했지만 의심의 눈길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부동의 오른쪽 풀백 우치다 아쓰토(26·샬케04)가 무릎 부상으로 빠진 것도 악재다.

 이란은 수비진의 공백이 눈에 띈다. 센터백 페즈만 몬타제리(31·움살랄)와 오른쪽 수비수 호세인 마히니(28·페르세폴리스)가 각각 부상과 병역 문제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무릎 부상에도 엔트리에 합류한 자바드 네쿠남(34·오사수나)의 컨디션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란의 박지성’이라 불리는 네쿠남은 간판스타이자 최근 한국전 3연승의 주역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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