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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믿기지 않는 풍광, 신의 존재 믿게 되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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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는 미국에서 가장 유서 깊은 국립공원이다. 터널 앞 전망대에서 본 이 장면은 예부터 미국 국립공원을 상징하는 이미지였다. 잔뜩 흐린 날씨였는데 요세미티에서는 이마저도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국립공원은 미국이 이제껏 만들어낸 최고의 아이디어다.”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작가 월리스 스테그너(1909~93)가 남긴 말이다. 그렇다. 미국이 전세계에 퍼뜨린 수많은 발명품, 즉 청바지·청량음료·스마트폰보다 국립공원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든 위대한 아이디어일 수 있다.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에 관한 아이디어이어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국립공원의 모체가 미국 국립공원이다.

미국 국립공원의 역사는 한참을 거슬러올라야 한다. 1872년 제18대 대통령 율리시스 그랜트가 3개 주(몬태나·아이다호·와이오밍), 8900㎢에 달하는 옐로스톤 일대를 ‘내셔널 파크(National Park)’로 지정하면서 미국 최초이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 탄생했다. 당시 그랜트 대통령은 “국립공원은 국민의 복리와 즐거움을 위한 공공의 공원”이라고 선언했다.

국립공원 간판을 처음 단 주인공은 옐로스톤이지만, 국립공원 지위를 먼저 얻은 건 요세미티였다. 남북전쟁 와중인 1864년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요세미티 공원을 관리하도록 하는 요세미티 보호법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어디가 최초이든, 소위 ‘땅 따먹기’가 한창이었던 서부 개척시대에 자연공간을 법으로 정해 보호·관리하도록 한 건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결정이었다.

미국이 국립공원 운영 시스템을 갖춘 건 그로부터 반세기 뒤의 일이었다. 1916년 내무부 산하에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을 두면서 지금과 같은 체계가 만들어졌다. 국립공원관리청은 국립공원뿐 아니라 역사 유적, 전쟁 기념지까지 미국의 자연·역사 유적을 통합 관리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문화재청·산림청의 일부 기능까지 담당하는 셈이다. 현재 국립공원관리청은 국립공원 59곳을 포함해 400 여 개의 유산을 관리하고 있다.

트레일에서 만난 사슴. 사람을 경계하는 법이 없다.

2016년이면 국립공원관리청이 설립 100주년을 맞는다. 이에 맞춰 미국 정부는 2006년부터 100주년 기념 사업을 준비했다. 미국관광청도 올해부터 전세계에 미국 국립공원을 알리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 국립공원이 더 이상 미국인만의 것이 아니어서다. 2013년 한해에만 미국인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약 2억8000만 명이 미국 국립공원을 방문했다.

week&이 미국관광청과 공동으로 미국 국립공원을 돌아보는 연중 기획을 시작한다. 이름하여 ‘미국 국립공원을 가다’ 시리즈다. 올 한해 기자가 직접 취재한 미국 국립공원을 한 달에 한 곳씩 소개한다. 관광 선진국의 생생한 에코 투어 현장을 전달하는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물론 week&이 엄선한 미국 국립공원은 하나같이 비경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도 가장 보호할 만한 자연 유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공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이 자랑하는 자연 풍광이나 운영 시스템이 아니었다. 외려 국립공원에서 만난 사람이었다. 국립공원 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제 사명을 말했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귀가 닳도록 이야기했다. 국립공원관리청도 직원 2만여 명과 자원봉사자 24만여 명이 국립공원의 얼굴이라고 강조했다. 자, 150년 역사의 요세미티 국립공원부터 시작한다.

글·사진=최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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