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TV『추적60분-한국판 몬도가네』|"취재·구성·영상모두 좋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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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5일 KBS제2TV의 『추적60분-한국판 몬도가네』편은 다각적인 취재, 짜임새있는 구성, 중립적인 보도자세로 1시간을 이어가면서 시종 흥미를 돋웠다.
다각적인 취재-뱀탕탐, 태국산 코브라의 수입현황, 피에 쓸개를 넣어 마시는 모습, 한해에 1천만 마리가 포식 된다는 개구리튀김, 제주도에서 실어온다는 굼뱅이, 1천5백만원을 홋가한다는 백사와 술, 60만원짜리 말벌집등 한다하는 강장식품이 망라됐다.
뱀탕이 과연 효험이 있을까?
복용을 한 사람의 공정적인 증언과 현대의학쪽의 부정적인 발언을 견주어 소개하고 『본초강목』속의 기록만곁들일뿐 취재자의 의견은 보태지않아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소의 생간에서 집어낸 디스트마가 징그러웠는데 생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실감케하여 훌륭한 계도기능까지했다.
설악산 땅꾼들의 뱀잡는 광경등 생생한 현장사진이 다채로운건 성실한 제작의 공이겠고 그래서 프로가 더욱 박진감이 있었을 것 같다.
드라머는 이상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누구나의 기준에 비춰도 모럴에 벗어나지 않게 꾸며져야 한다.
그런데도 사회현실과 보편적인 풍속감각이 무시되거나 평균인이하의 얼간이를 내세워 주제를 설명하려는 치졸한 극작법이 아예 극을 흥미없게 만든다.
대표적인 예가 MBC-TV의 『못잊어』겠는데 약혼녀의 가출소동은 이미지탄을 받은것이지만 남편을 직접 『강부장님』이라 부르는 정신박약녀, 그런 위인이면서 태아교육에 좋다고 「비발디」의 음악을 듣는걸 보면 여자에게 모성애는 천부적인가보다.
성격파탄자인 청년에게 홀린 처녀, 설익은 작은 복숭아가 먹고싶다는 임산부의 응석, 요란한 옷차림으로 폼만잡는 부잣집딸들-일상적인 상황과 동떨어진 보기들이다.
KBS제1TV의 『보통사람들』에서 치과의사라는 교양있는 신부가 시골집에와 방에 앉자마자 코를 막으며 『이냄새 졸도하기 직전이예요』라며 남편을 닥달한다.
공부와는 담쌓고 멋이나 부리며 로미오와 줄리엣식 사랑놀음만 즐기지만 당당하게 졸업하는 여대생-상식과 현실성을 무시한 보기다.
대중가요는 왜사람에 울고 한숨짓는 노래들만 판을치나?
지난주 KBS제2TV의 『가요톱10』은 30위까지가 온통 그따위 노래들로 채워졌고 MBC-TV의 『쇼2000』역시 다를바 없었다.
젊은이들의 의식세계를 잘못안 보기다.
『매일연속극을 없애고 드라머도 줄이며 교양프로를 늘려라』 『쇼프로는 늦은 시간대로 옮기라』는 소리가 높다.
서민층의 사정으로는 연예프로가 청량제 구실을 하건만 이런말들이 설득력있게들이는건 대개의 연예물이 비틀대는 현상탓이다.
여태까지 교양물등이 딱딱하고 재미가 없던 사정을업고 『추적60분』같은 훌륭한 오락성이 담긴 교양프로가 시청흥미를 돋우는 이유는 무언가.
정성을 들이면서 한커트의 영상일망정 알차게 꾸미려는 성실성, 소재를 찾고 표현하기 위해 현장에 파고드는 진지한 자세의 당연한 귀결이겠다.
신규호<방청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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