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 - 정보·우편·화폐 전자화의 기수 불 텔리매틱 시스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전기통신(Telecommunication)과 전자두뇌에 의한 정보처리기술(Informatic)을 결합한 「텔리매틱」(Telematic)시스팀은 선진각국이 경쟁적으로 개발, 상당기간의 실험을 거쳐 실용화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프랑스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체신성(PTT)전기통신국이 심혈을 기울여 각 부문에서 이미 실용화돼 이 분야의 선두주자가 되고있다.
지난해 6월 베르사유에서 열렸던 선진 7개국 정상회담 때는 취재기자와 회담대표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공급하기 위해 자신들의 「텔리매틱」기술을 모두 동원해 각광받았다. 【파리=주원상 특파원】
텔리매틱은 「H·노라」프랑스 전기통신국장의 말대로 새로운 과학기술이나 이론은 아니다. 이는 이미 개발 이용되고 있는 통신 및 정보처리기술을 새로운 필요성에 맞춰 변형, 발전시킨 것에 불과하다.
지금 프랑스가 역점을 두고있는 텔리매틱시스팀은 ①생활정보 전달(비디오텍스) ②전자우편 ③전자화폐 등 3개 분야.

<정부 적극 지원>
비디오텍스는 전화선을 사용해 전화처럼 전화의 「왕복통행」을 가능하게 하는 정보수급시스팀이다.
프랑스는 이 시스팀을 「텔레텔」(Teletel)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체신성 전기통신국이 정보의 집합, 분류기능과 가입자에의 정보전달통로인 전화선을 제공하고, 각 정보판매회사(데이터뱅크)가 이같은 정부시설을 사용료를 내고 이용토록 돼있다.
단말장치를 가진 정보수요자(가입자)도 물론 정부시설 사용료와 자신이 선택한 정보의 댓가를 공급자에게 지불한다.
체신청은 탤레텔의 실용화에 앞서 81년부터 파리근처의 벨리지시에서 이른바 「텔레텔 3V」실험을 실시, 3천7백5명의 실험대상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이 실험을 계속하는 한편 전국에 확대해가고 있다.
「텔레텔 3V」실험은 가입자의 은행관계업무, 열차표 예약 등을 텔레텔시스템으로 처리해주고 전화번호 안내, 기타 생활정보 등을 가입자가 갖고있는 단말장치 화면을 통해 전달하는 등 각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전기·전자 결합>
체신성이 특히 주력하고있는 텔레텔 전화번호안내는 가입자가 어떤 사람의 이름을 보내면 텔레텔전화번호 안내센터가 즉각 그 사람의 전화번호와 주소를 가입자의 스크린에 비춰주는 방식이다.
체신성은 84년부터 파리지역에 이 시스팀을 도입하고 90년까지 3천만 전화가입자에게 모두 확대할 예정으로 있어 이 때쯤에는 책으로 된 재래식 전화번호부는 자취를 감추게 된다.
브르타뉴지방의 40개 병원은 「의료전달협력」(ADM)이란 단체와 텔레텔시스팀을 갖춰 2천1백 종의 질병과 2만3천 가지의 증세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 환자를 진단하고 있다.
신문의 텔레텔화도 지금 피카르디·프로방스·비시·코트라쥐르·앙제르·메츠·리옹 등 7개지역서 실험중이며 앞으로 상당수의 신문들이 텔레텔에 가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문의 텔레텔화가 확대되면 가입자는 단말장치의 화면으로 필요한 기사를 골라 읽을 수 있게 된다.
신문사들은 당초 이 시스팀이 신문의 존립을 위협할 것으로 여겨 반대입장을 취했으나 신문 읽기를 싫어하는 독자에게 신문을 읽게(화면으로라도)할 수 있고 독자층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오히려 많은 신문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고전달도 가능>
텔레텔시스팀에 의한 상업적인 정보판매회사는 앞서의 의약부문 외에도 전국적으로 농업정보 3(가입자 10개 공동체·이하 괄호 안은 가입자수), 교통 관광 3(1천2백10), 금용 l(3천), 상업 l(1백), 거래 l(2백50), 보건·보험 2(70), 노인정보 l (50), 일반경제 l(82), 구매 1(50), 신문뉴스 l(35)개 사로 아직은 초보단계이나 점차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다.
텔리매틱시스팀의 제2분야인 「전자우편」시스템은 텔리텍스라고 하며 가입자간의 서신이나 메시지가 단말장치의 스크린에서 처리되고 원고의 작성 전달 복사가 동시에 가능하다.
텔리텍스 가입자는 각자에게 배당된 고유의 「전자우편함」을 통해 다른 가입자와의 통신을 편지 아닌 스크린의 영상으로 대신한다.
프랑스의 케이블 앤드 라디오사가 시작한 미시브란 전자우편회사는 가입자를 모으고 있으나 아직 실험단계로 84년부터나 실용화될 전망이다.
「스마트 카드」로 불리는 기억카드를 이용한 전자화폐도 텔리매틱의 제3분야로 각광받아 현재 실용화에 앞서 실험단계에 있다.
0.76mm두께의 카드에 기억장치와 정보전달장치를 삽입한 이 카드는 74년 「롤랑드 모레노」가 특허를 낸 프랑스의 독자적 개발품으로 금융 및 일반거래에서 기존통화대신 사용토록 고안한 것.
전자화폐시스팀 가입자는 이 카드를 단말장치에 넣어 필요한 키보드를 조작함으로써 은행잔고확인, 수표책 주문, 비행기나 열차표 예약을 할 수 있고 물품대금 지불, 구좌간 금전이동, 입출금도 집에 앉아서 할 수 있다.
현재 부분적으로 쓰이고 있는 크레디트카드로는 물품구입대금지불이 나중에 한몫에 이뤄지는 등 카드자체의 조작이 불가능하나 전자화폐는 각종 행위 때마다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가 기억되거나 전달되는 게 다르다.

<특허 낸 전자화폐>
물건을 파는 사람은 구입자의 카드를 받아 단말장치에 연결함으로써 그의 구좌에 얼마가 남아있다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물건값을 떼일 염려가 없다.
전자화폐는 수표나 기존 통화의 사용빈도를 줄이고 거래상의 안전, 서비스의 질적 향상 등이 예상돼 모든 금융기관들이 이 시스팀의 실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벨리지시에서 3백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실현이 계속되고 있고 리옹·카엔·블로이스 등지의 은행들이 25만명의 고객들에게 기억카드를 배부, 성공적 결과를 얻고있다.
전자화폐에는 소지자의 신원, 은행잔고 등이 기억돼 있어 사기나 부도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전자화폐는 또 공중전화용 동전대신 쓰일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이 같은 텔리매틱 시스팀은 기존의 전화선을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시설이 필요 없으나 점차 국제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불가피한 분야이다.
프랑스는 그 동안 텔리매틱시스팀이 야기할지도 모를 인간소외의 위험, 정신적·신체적 영향에 관한 상세한 자료수집을 위해 농민·변호사·은행·교회 등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실험과 반응조사를 계속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