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초슬림폰 바람몰이 사령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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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초슬림폰 '레이저'열풍이 국내에서도 불기 시작했다. 모토로라는 이 여세를 몰아 단말기 무이자 할부판매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겠다. 또 국내에 연구개발(R&D) 기지를 세울 생각이다." 1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만난 길현창(48.사진) 모토로라코리아 사장은 "앞으로 모토로라를 지켜봐 달라"며 이렇게 말을 꺼냈다. 그는 1984년 모토로라코리아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21년 만인 지난 7월 최고경영자가 됐다. 67년 국내에 진출한 모토로라뿐 아니라 외국기업에서 평사원 출신 사장은 이례적이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해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레이저를 국내에도 올 6월 선보였다. 그 결과 모토로라 시장점유율을 두 자릿수(10%)까지 끌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길 사장은 "판매대수는 공시사항이라 말할 수 없다"며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초슬림폰을 내놓는 것을 보면 그 인기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요즘 현대카드와 공동으로 단말기를 살 때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고 있다. 길 사장은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수동적으로 팔던 마케팅 시스템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에게 직접 다가가겠다"고 소개했다.

모토로라는 삼성전자가 불을 붙인 단말기 색깔(블랙)경쟁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은색뿐이던 레이저에 검정색을 입힌 '블랙 레이저'를 내놓았다. 길 사장은 "블랙은 90년대 최고 히트 단말기인 '스타택'을 연상케 할 만큼 모토로라의 상징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말기 공급업체를 SK텔레콤에서 KTF나 LG텔레콤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최근 경기도 덕평의 단말기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옮기기로 했다. 대신 그곳에 올해 말까지 신제품 연구개발기지인 '신제품 소개(NPI) 센터'를 만든다. 길 사장은 "NPI센터는 모토로라 그룹에선 새로운 개념"이라며 "특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신제품은 이곳에서 다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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