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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옆구리에 끼고 1055㎞…핸들을 잡아야 절경도 잡힌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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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입에 담기만 해도 여행 욕구가 일어나는 묘한 다섯 글자다. 바다와 산 그리고 사막, 와이너리와 테마파크, 넘쳐나는 먹거리까지 이 땅에는 실로 없는 게 없다. 캘리포니아의 진면목을 경험하려면 직접 차를 몰고 구석구석 다녀야 한다. 특히 그림 같은 절경을 만날 수 있는 1번 주도(州道) 드라이브 여행은 놓칠 수 없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17마일 드라이브

몬터레이 앞바다, 물개들이 갯바위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캘리포니아 1번 주도의 다른 이름은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즉 태평양 해안 고속도로다. 레젯에서 데이나포트까지 총 1055㎞를 바다를 끼고 달린다. 고속도로는 연중 기후가 온화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있는 센트럴코스트 지역을 관통한다. LA에서 출발해 북쪽으로 올라가도 되지만 이번엔 샌프란시스코부터 시작해 남쪽으로 내려간다. 국내에서 국제면허증을 발급하고 렌터카 예약만 미리 해두면 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약 2시간이면 몬터레이에 닿는다. 몬터레이는 유서 깊은 도시다. 18세기 스페인 사람들이 건너와 정착했고, 일찌감치 참치 통조림 산업이 발전했다. 존 스타인벡의 소설에도 자주 등장했고, 영화 ‘원초적 본능’, ‘제임스 본드’ 등 할리우드 영화 수십 편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몬터레이에서 카멜까지 이어지는 ‘17마일 드라이브’로 잠시 빠져보자. 미국인들이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길로 꼽는 곳이다. 차 한 대에 입장료 10달러를 내야 하는 사설도로이지만 그 만한 값어치는 충분하다. 물개가 일광욕을 즐기는 해변과 언덕길을 오가다가 거대한 삼나무 군락 지역도 통과한다. 골프 치는 이들의 로망 '페블 비치' 골프장도 이 길에 있다.

지중해 분위기 산타바바라, 북유럽풍 솔뱅

1 캘리포니아 1번 주도는 태평양을 옆구리에 끼고 달리는 길이다. 2 지중해 분위기의 도시, 산타바바라. 3 빅스비 다리 앞바다에서 파도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모습. 1번 도로에서 가장 흔한 풍경이다. 4 솔뱅은 덴마크인들이 정착해 사는 마을이다.
산타바바라 내륙 지역 와이너리.

다시 1번 도로로 돌아와 조금만 내려오면 유럽의 왕궁을 무색케 하는 ‘허스트 캐슬’이 나온다. 허스트가(家)가 꾸민 대저택으로, 50만㎡의 부지에 거대한 정원과 수영장, 유럽풍 빌라에 163개의 방이 있다. 허스트 캐슬에서 67㎞, 서핑 명소 피스모비치와 근사한 와이너리가 있는 ‘산루이스 오비스포’는 미국인이 즐겨 찾는 휴양지다.

덴마크인들이 집단 이주해 정착한 ‘솔뱅’도 꼭 들러봐야 한다. 솔뱅은 덴마크어로 ‘화창한 땅’이라는 뜻이다. 노천카페에 앉아 덴마크식 빵을 맛보면 북유럽에 온 듯하다. 솔뱅은 산타바바라 카운티에 속해 있다. 지난해 한국영화 ‘산타바바라’의 배경으로 등장해 유명해졌다. 지중해의 여느 마을처럼 주황색 지붕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와인·쇼핑·스파 등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기 더없이 좋다.

산타바바라에서 LA까지는 그림 같은 해변 풍경이 연이어 펼쳐진다. 자동차 광고의 단골 배경인 말리부는 꾸불꾸불 해안선이 매력적인 드라이브 명소다. LA가 가까워 오면 산타모니카 비치와 베니스 비치가 나온다. 여기만 오면, 제 몸매가 어떻든 비키니를 입고 싶고, 난생 처음일지라도 바다로 뛰어들어 서핑을 하고 싶어진다.

파라다이스 해변 샌디에이고

샌디에이고 다운타운 풍경.

LA 남쪽 200㎞ 거리에는 또 다른 파라다이스가 있다. 연중 날씨가 쾌청하고 야자수 늘어선 해변 풍경이 근사한 샌디에이고다. 시월드·레고랜드 등 테마파크도 많다. 2012년부터 일본항공이 도쿄~샌디에이고 노선에 취항해 한국인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샌디에이고에는 근사한 해변이 많다. 미국 10대 가족 해변으로 꼽히는 코로나도 비치, 누드비치로 유명한 블랙스 비치 등 개성 있는 해변이 30개가 넘는다. 여기서 해수욕·서핑·스쿠버다이빙·요트 등을 원없이 즐길 수 있다. 해군기지가 있는 샌디에이고에서는 USS 미드웨이 뮤지엄도 유명하다. 실물 항공모함과 전투기를 볼 수 있다.

먹거리도 풍성하다. 특히 멕시코에 인접해 있어 타코 등 멕시코 요리가 유명하다. 멕시코에 있는 식당보다도 멕시코 본연의 맛을 살렸다는 평을 받는 식당도 많다.

맥주도 빼놓을 수 없다.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미국 최고의 수제 맥주 도시로 샌디에이고를 꼽았다. 칼 스트라우스·스톤 코스트 브루윙 등 70 여 개의 맥주 양조장이 있으며, 펍과 레스토랑에서도 개성 있는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관광청 홈페이지(visitcalifornia.co.kr) 참고.

글=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사진=캘리포니아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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