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덩치 작아도 알토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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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내 업종별 대표 기업들은 매출 등 외형면에선 미국.일본의 선두 기업에 비해 여전히 왜소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14일 증권선물거래소가 한.미.일 3개국의 14개 업종 대표기업들을 뽑아 실적과 주가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실적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돼 있어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 외형은 작지만 실속은 괜찮다=국내 업종별 대표기업들의 상반기 매출액 규모는 총 100조567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규모로만 따지면 동종업계 미국 대표기업의 6분의 1(15.53%), 일본에 비해선 약 18분의 1(5.44%)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러나 증시 규모를 감안한 시가총액 대비 매출액 비율은 47.49%(지난 12일 기준)으로 38.7%을 기록한 미국이나 37.61%에 그친 일본보다 훨씬 높았다. 업종별로는 국민은행(금융).SBS(미디어).유한양행(의약).NHN(인터넷).SK(화학)등 5개 업체가 미.일 동종 업종 대표기업들보다 시가총액 대비 매출액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익성 측면에선 국내 대표기업들은 일본 업체를 압도했으며 미국 대표기업과도 어깨를 견줄 수준까지 근접했다. 국내 기업의 경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2.89%를 기록한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6.20%로 절반에 그쳤다. 미국 기업은 15.96%로 한국보다 높았다. 특히 신세계(유통).현대차(자동차).포스코(철강).SK텔레콤(통신).대한항공(항공운수)등이 같은 업종 미.일 대표기업의 영업이익률을 웃돌았다.

◆ 눈에 띄는 주가 상승률=올해 한국 대표기업들의 주가 상승률도 미.일기업들보다 괜찮았다. 한국 기업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지난 12일 기준 26.03%인데 비해 일본은 14.41%, 미국은 3.75%로 나타났다.

다만 시장 대비 상승률로 따지면 한국 대표 기업은 종합주가지수 대비 3.58% 포인트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 기업(+4.18%포인트)이나 일본 기업(+2.44%포인트)의 주가는 모두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한국 증시는 업종 대표주뿐 아니라 여타 종목들도 크게 올랐다"며 "게다가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상대적으로 1등주의 주가 상승률이 낮아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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