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값」치를 승부만 남았다|프로야구 「거금스카우트전」매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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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로야구에 몰아쳤던 한차례 「돈(전)바람」의 거센 회오리가 끝이 났다.
거물투수 최동원이 4일 프로선수중 최종주자로 롯데와 계약을 완료함으로써 제1막이 내려진 것이다.
제2막(4월2일개막)은 그라운드로 옮겨져서 불꽃튀는 승부로 가려지게 된 것이다.
「돈바람」의 주역들은 마운드에서 누가 「황금의 팔」에 어울리는 성적을 올리느냐가 관심의 초점.
최동원(롯데) 장명부(삼미) 박철순(OB) 그리고 삼성의 김시진 등이 돈과 명예를 한아름 안은 마운드의 거목들. 모두 오른팔로 어떤 피칭을 구사, 상대를 요리하느냐에 따라 올시즌 프로야구우승의 향방이 가려지게 되는 것이다.
최동원 장명부 박철순이 1억원 안팎의 대우를 받았고 김시진은 6천4백만원으로 삼성유니폼을 입었다. 모두가 황금의 에이스들이고 이들은 돈값을 해야하니 마운드의 경쟁은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4명의 에이스가운데 최고의 대우를 받은 것은 한국간판 투수인 최동원. 가장 길고 힘든 줄다리기를 거듭했던 최동원에 대한 롯데측의 공식발표는 계약금 4천5백만원에 연봉 3천만원 등 모두 7천5백만원.
그러나 올시즌 각종 광고출연을 포함한 2천5백만원의 특별보너스가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로는 1억원인 셈. 이미 롯데가 4개월전부터 최에 대해 7천5백만원을 제시한바 있어 이 제시액을 그대로 받아들인 대우라면 최동원이 지금까지 롯데와 맞설 하등의 이유가 되지않기 때문에 2천5백만원의 특별보너스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
재일동포 장명부는 연봉과 계약금 각 4천만원 등 8천만원에 아파트제공(2천만원)을 합쳐 1억원. 그러나 숙소제공은 언젠가 장이 삼미를 떠나거나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경우 결국 삼미에 반환해야 하기 때문에 실수령액은 8천만원이 되는 것이다.
최동원이 지금까지 롯데와 줄다리기를 한 것도 한국최고의 투수로서 장명부보다 나은 대우를 요구한 명분때문. 최동원의 아버지 최윤식씨도 『누가 뭐라해도 최동원은 한국최고의 투수다. 이에 맞는 최고의 대우를 해달라』며 롯데측과 스카우트교섭을 벌여왔고 롯데가 7천5백만원이라고 하는데 비해 l억원을 받았다고 아버지로서 강조하고 있다.
롯데는 최의 재질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다른 선수들의 사기를 고려, 망설여왔던 것이 사실.
결국 최동원측이나 롯데측이나 모두가 실리와 명분의 합의점을 찾았고 최동원은 「거인(롯데자이언트)중의 거인」으로 평가를 받은 셈이다.
올해가 프로데뷔 2년째가 되는 박철순도 9천만원 상당의 파격적인 대우를 받는 셈.
한국프로야구 원년의 MVP(최우수선수)가 된 박은 올해 재계약 연봉 3천2백만원에 광고출연료 2천만원 등 5천2백만원을 받게된다. 여기에다 지난해 받은 특급인 계약금 2천만원과 전소속인 미국프로야구 밀워키브루어즈 2군에 배상한 2만5천달러(약1천8백만원)를 합치면 9천만원에 이른다.
한편 작년 실업야구 5관왕이었던 김시진은 계약금 4천만원에 연봉 2천4백만 등 6천4백만원을 받았지만 올시즌 성적에 따라 충분한 대우를 할 것으로 알려져 더욱 새로운 결의에 넘쳐있다.
박철정 장명부가 20승을 장담한 반면 최동원은 『프로에서는 신인인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마에서 보여주지 못한 그 무엇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입단의 포부다.
박철정으로서는 최소한 지난해의 성적유지, 그리고 최동원 김시진은 국내파로서의 오기가 있고, 장명부는 재일동포의 진가를 어떻게 과시하느냐는 것.
이제 돈싸움의 1막은 내려졌지만 모두가 『받은만큼 성적을 올리겠다』는 각오와 포부로 황금의 팔을 다듬고있어 성적올리기로 불꽃을 튀길 제2막이 진정한 승부가 될 것이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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