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플라자호텔에서 지난달 31일 열렸던 83년 「노·사·정중앙간담회」는 『참석인사들의 중량에 비해 너무 알맹이가 없었다』는 것이 주위의 촌평.
간담회참석자들은 근로자측에서 김규벽 한국노총위원장과 16개 산별노조위원장, 사용자측에서 신병현 무역협회회장·정수창 상공회의소회장·이동찬 경총회장, 정부측에서 정막주 노동부장관·정동철차관 등 우리나라 노동정책의 방향을 좌우하는 헤비급인사들.
회의는 노사간에 미리 작성한 「공동합의문」을 낭독한 뒤 「짝짝짝」 박수로 통과시키는 것이 고작.
애써 토론다운 토론을 찾는다면 「노·사공동합의문」 중 『…노사문제의 자율적 해결풍토를 「정착」시킨다』는 부분의 『「정착」이란 단어를 「촉진」으로 수정하는 것이 어떠냐』에 대해 10여분간 설왕설래한 것이 고작.
이날 취재기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였던 부분은 올해 정부가 제시한 「임금인상 6%선 억제·대졸초임동결」에 대해 노·사가 어떤 견해차를 보일 것인가 하는 점이었으나 참석자중 이 문제를 거론한 사람은 김동겸 전매노조위원장 뿐.
그러나 김위원장은 「정착」과 「촉진」을 둘러싸고 토론이 한창일 때 임금문제를 제기하는 바람에 정장관은 『노·사협의문제를 끝내고 얘기하자』며 가볍게 묵살.
등장관은 「노·사합의문」이 이의없이 통과되자 임금문제는 까마득하게 잊은 듯 폐회를 선언. 노동부의 한 관계는 그런데도 『예정시간을 1분밖에 초과하지 않은 성공적인 간담회였다』고 자화자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