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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추기경 성탄 강론 "“교황의 희생적 사랑 기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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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5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성탄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올해는 특별히 국민 전체가 뜻밖의 참사로 인해 어려움과 슬픔을 많이 겪었던 한 해다.” 25일 정오 성탄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명동대성당으로 입당하던 염수정 추기경에게 “다사다난한 한해가 아니었나?”라고 물었다. 염 추기경은 “어느덧 단풍이 들더니, 어느덧 성탄절이다”며 겨울 하늘을 쳐다봤다. 명동대성당 앞에는 미사 1시간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추기경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하려는 신자들로 성당 안 복도까지 빼곡했다.

 제대에 오른 염 추기경은 ‘세월호 참사’를 염두에 두고 “하느님께서 상처받은 이들의 슬픔을 위로해주시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운을 뗀 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인간의 생명이나 가치보다 세속의 물질적인 가치만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방한도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한을 통해 기쁨과 사랑 그리고 설렘과 새로남에 대해 느꼈고, 특별히 자신을 낮추는 희생적 사랑을 기억하게 된다”며 “비록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성탄을 맞이하지만, 세상의 빛이 되어 오신 주님을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가며 사랑을 실천합시다”라고 당부했다.

 전국의 교회에서도 성탄 예배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30분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 앞에서 지역 목회자들과 유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탄 예배가 열렸다. 이웃종교인의 미사 참석도 눈에 띄었다. 충북 옥천 대성사 주지 혜철 스님은 옥천성당 성탄절 합동미사에 참석해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글=백성호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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