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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에 발목잡힌 대기업 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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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기업 두 곳이 ‘파업 머리띠’에 발목이 잡혔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24일 파업에 들어갔다. 4년11개월에 걸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한지 하루 만이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광주·곡성·평택 공장에서 3개 근무조당 2시간씩(총 6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또 25일과 29~30일에도 2~4시간씩(최장 12시간)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노사는 지난 5월부터 7개월간 임금·단체 협상을 진행했으나 소득이 없었다. 이날 금호타이어는 하루 생산량 7만5000여 개 중 10%가량 생산 차질을 빚었다. 노조는 “워크아웃 기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맸으니 이제는 보상을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론 ▶기본급 9.6% 인상 ▶임금 삭감·반납분 환원(상여금 200% 포함) ▶성과급 650만원 이상 지급 등이다. 사측은 ▶격려금 200%+100만원 ▶기본급 15% 인상(삭감·환원분 포함) ▶상여금 200% 환원 ▶정년 연장(60세) 및 임금피크제 시행 등을 제시했다. 김창규 금호타이어 대표는 “사측은 1인당 평균 2014년 790만원, 2015년 1336만원을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모두 2126만원을 올리는 것으로 인상률은 25.6%가 된다”며 “노조 집행부의 무책임한 파업 강행이 고객과 시장 신뢰를 떨어뜨려 회사의 구조조정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그동안 고생한 조합원들에게 최소한의 대가를 해 달라는 것”이며 “특히 사측이 신규 임금체계를 제시하면서 총인건비를 줄이려는 심산”이라고 맞서고 있다.

 연내 타결될 기미를 보였던 현대중공업 임단협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3~24일 연달아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 관계자는 “저연차 사원의 보수를 올려주는 임금체계 개선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 데다 성과금·격려금에서도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24일 오후엔 전북 군산공장에서 부분파업을 해 교섭은 중단된 상태다. 노사가 29일까지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협상은 해를 넘길 수 있다. 다만 지난 18일 권오갑 사장과 정경모 노조위원장이 면담을 가지면서 “협상을 연내에 마무리 짓겠다”는 공감대는 이뤄진 상태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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