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원 선상 난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키웨스트(미플로리다주)AP·UPI=연합】미플로리다주근해를 항해하고 있던 파나마선적의 그리스소유화물선 이스턴나브호의 한국인 선원 4명이 지난달 29일 15개월동안 상륙허가를 못 받은데 불만, 술을 마시고 곤봉을 휘두르며 귀국휴가를 요구하는 등 소동을 부리는 바람에 이스턴나브호는 항해를 중지하고 미플로리다주의 키웨스트근해에 정박하고 있다고 이 배의 선장 김서연씨가 31일 밝혔다.
김선장은 31일 AP통신과의 무선전화회견에서 4명의 선원이 29일 술에 취해 몽둥이를 휘두르며 선교에와 상륙토록 해달라고 위협했으나 자신이 해안경비대에 연락하자 진정한 후 근무위치로 되돌아갔으며 아무도 체포되지 않았고 인명피해도 없다고 밝혔다.
김선장은 또 한국에서 이미 새로운 선원들이 오고 있는 중이며 미당국의 허가가 있으면 3∼4일 안에 승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해안경비대 간부인 「존· 서프라이스」씨는 이들 4명의 선원이 1월29일 고국에 보내줄 것을 요구하며 주방을 파괴하고 선박을 점거했으며 13명의 다른 한국인선원들이 이들을 지원한 것 같다고 말했었다.
이 화물선은 전장 약146m로, 미해안경비대는 선장이 긴급지원을 요청하고 배를 키웨스트에서 13km떨어진 근해에 정박시킨 후 연안경비정 1척을 급파했다.
한편 미해안경비대 마이애미통제센터 관계자들은 이스턴나브호의 그리스인 선주대리인들과 한미 양국정부가 한국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선원들에 대한 급료지불과 귀환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히고 이번 사건은 반란이 아니라 노동쟁의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선원들이 12개월 계약으로 승선했으나 한번도 휴가를 받지 못한 채 15개월동안 계속 항해했다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