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1억2500만원 얼굴없는 기부자 나타나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 그냥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 2012년부터 매년 이렇게 당부하면서 거액을 내놓고 사라지는 대구의 얼굴없는 기부자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23일 오후 5시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한통의 전화가 울렸다. 사무실 앞 식당에서 기부를 하고 가겠다는 60대 남성의 전화였다. 김미정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팀장이 식당으로 가자 이 남성은 1억원짜리 수표와 2500만원짜리 수표, 그리고 1장의 편지를 전하고 그대로 사라졌다.

편지에는 '추운 겨울, 대구의 소외된 이웃들과 저소득 탈북자 등 꼭 필요한 곳에 쓰여졌으면 좋겠다'고 쓰여 있었다. 얼굴없는 기부자는 2012년 1월 처음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1억원을 내놓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해 12월 1억2300만원을, 2013년 12월 또 1억2400만원을 전했다. 올해까지 그가 기부한 금액은 총 4억7300만원에 이른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