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분당 호가 하락 … 거래도 끊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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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세청이 자치단체와 합동으로 투기 단속에 들어가자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동 뉴타운 후보지와 송파신도시 예정지 주변의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7일 대부분 휴업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8.31 대책의 표적인 아파트.토지 시장은 거래가 거의 끊긴 가운데 강남권 재건축단지와 분당 등지의 아파트 호가가 일주일 새 최고 5000만원 떨어졌다. 반면 값이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집을 사기보다 전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셋값은 강세다.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17평형 급매물은 9억1000만원으로 대책 이전보다 2000만원 떨어졌다. 개포동 N공인 이모 사장은 "재건축 입주권도 주택으로 간주, 양도세를 무겁게 매기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호가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 야탑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일부 중대형은 대책 이전보다 3000만~5000만원 싸게 나오지만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개발 호재로 들떠 있던 강북권 뉴타운.재개발구역도 거래가 뜸하다. 마포구 아현동 LG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사업이 빨라질 것이라고 보지만 2주택자 양도세 중과 소식에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토지시장도 침묵에 빠졌다. 평택 Y공인 김모 사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계약 후 최장 5년까지 되팔 수 없고 세금 중과로 실수요자도 매입을 꺼린다"고 말했다. 전셋값 오름세는 서울 강남 등지에서 수도권 전역으로 번진다. 인천 서구 행복공인 김영진 사장은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자 그동안 많이 찾지 않던 다세대.연립주택도 덩달아 강세"라고 전했다.

분양시장에선 차별화가 더 심해졌다. 6일 청약을 받은 화성 동탄 더샾 2차는 지역 1순위 경쟁률이 11.4대 1에 달했지만 같은 날 실시된 서울 8차 동시분양에선 181가구가 미달됐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소규모 비인기 단지의 분양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 같다"고 전했다.

규제가 없어 반사이익이 기대됐던 상가의 경우 문의는 많지만 계약은 잘 안 된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대부분 미분양분인 데다 전체시장이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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