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피해본 뉴올리언스 최소 9개월 '유령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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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최대 피해지인 뉴올리언스는 짧게는 9개월간 '유령 도시'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대다수 주민도 길게는 2년 동안 집잃은 노숙자로 떠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재해복구 작업을 담당하는 미국 연방정부 관리들이 내년 여름까지는 도시 재건작업에 착수할 수도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연방 재난관리청(FEMA) 댄 크레이그 청장이 뉴올리언스를 휩쓴 홍수 물을 빼내는 데 최대 6개월이 걸릴 수 있고, 침수된 도시를 말리는 데 다시 3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 여기에 도시 복구작업에 앞서 무너진 건물 잔해와 다른 위험한 물질들을 철거해야 하기 때문에 이재민들은 2년동안 집없이 헤매는 신세가 될 수있다고 크레이그 청장은 덧붙였다.

뉴올리언스의 이재민 수 만명은 카트리나 발생 후 닷새동안 식품, 물, 의약품, 법의 부재 속에서 고통을 겪었으며, 3일에야 비로소 이들에게 구호활동의 손길이 미치기 시작했다.

미 공병단의 로버트 플로우어스는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낙관적으로 잡아 하루 1피트 정도 물을 빼낼 수 있고, 도시 물을 다 빼내는 데 최소한 한 달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배수작업은 예상보다 더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본격적인 허리케인 시즌을 맞아 다른 폭풍우가 뉴올리언스를 덮친다면 배수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뉴올리언스는 도시 대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은 지역에 있기 때문에 물을 밖으로 퍼내야 하며, 기름,.화학물질.오폐수가 뒤섞여 배수작업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플로우어스는 말했다. 공병단은 통신체계와 수송로의 붕괴로 복구작업이 늦어졌지만, 이제 도시의 수위가 안정됐으며, 제방 두 곳의 균열부위들을 복구하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카트리나의 위협 속에서도 와이오밍 휴가지에 남아 있었다는 비판여론에 시달리고 있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카트리나로 폐허가 되다시피한 뉴올리언스가 예전같은 상황을 되찾는 데는 수개월에서 다시 수개월, 또 수개월이 지나 수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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