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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미국의 대재난에 범지구적 구호 동참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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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 일대를 덮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의한 피해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최악의 자연 참사로 확대되고 있다. 인명과 재산의 손실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황망히 재난지역을 빠져나온 수십만 명의 이재민은 아비규환의 참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미증유의 자연재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미국민에게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함께 보낸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59개국이 긴급 구호와 지원의 손길을 내밀었고, 미국 정부는 "모든 구호 제의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구호 제의를 한 나라 중에는 미국에 적대적인 쿠바와 연초에 발생한 지진해일(쓰나미)로 큰 피해를 봤던 스리랑카도 끼어 있어 범지구적인 인류애가 발휘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피해지역에 대해 구호와 지원방안을 시급히 마련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장기적인 피해복구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야 한다. 또한 현지 교민들의 피해를 면밀히 파악해 별도의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뿐 아니라 국내의 민간 단체들도 정부와 협의해 신속한 구호와 지원에 적극 동참할 것을 당부한다.

이번 카트리나에 의한 재난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진 유일 강대국조차 대규모 자연재해 앞에서는 한없이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뉴올리언스 지역의 침수는 자연재해에 대한 방심과 대비 부족이 얼마나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지를 증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크고 작은 태풍과 홍수를 겪는다. 그때마다 철저한 방비를 외치지만 매번 뜻하지 않은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곤 했던 것이 사실이다. 태풍 '매미'나 '루사'에 의한 피해는 아직도 생생하다. 바다 건너 미국의 태풍 피해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충분한 대비가 없으면 언제고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는 재난이기 때문이다. 마침 카트리나보다 규모가 큰 14호 태풍 '나비'가 북상 중이라고 한다. 각별한 주의와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