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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2000년 이런세상이 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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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
서기 2천년. 태평양 연안국가 한국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불과 17년뒤의 일」이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오늘날처럼 하루가 다르게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사회에서는 「무려 17년뒤의 얘기」가 된다.
일반적으로 한국은 기술 첨단국에 비해 평균 20∼30년 정도가 뒤졌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분야를 망라해서 최첨단과 비교했을 때의 얘기지 전체적인 생활패턴이 그만큼 뒤졌다는 뜻은 아니다.
처음이 어렵지 따라가기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원자탄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상대성원리의 출현등 수천년이 필요했는지 모르지만 일단 개발되고 나서는 웬만한 국가면 누구나 만들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서기2천년까지 우리가 선진기술국과 같이 될수는 없겠지만 생활의 내용에서는 상당히 근접되어 있으리라고 생각해도 큰 잘못은 아니다.

<심화될 노인문제>

<인구>
80년 3천8백만이던 인구는 85년 4천 1백만명, 90년 4천7백만명을 거쳐 2천년에는 5천65만명에 이를 것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예측하고 있다.
인구의 구성도 80년에 14세 이하가 34%이던 것이 2천년에는 26%로 줄고 15∼64세는 62.2%에서 68.1%로 는다. 특히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노인인구의 증가가 눈에 띄어 80년 3.8%이던 65세이상 노인이 2천년에는 6%로 3백만명 수준에 이른다.
78∼79년 출생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남자62.71, 여자 69.11세였지만 2천년에 출생하는 아이들은 남자 68.99세, 여자 76.86세까지 살수 있어 명실공히 장수국대열에 들어간다.
다만 78∼79년 남녀의 차가 6.40세이던 것이 2천년에는 7.87세로 벌어져 2천년에 출생한 여성들은 심화될 가족붕괴현상과 함께 어떻게 노후를 보내야 할것인가 하는 문제는 생긴다.

<경제규모>
81년 36조7천6백억원이던 국민총생산고(80년 불변가격)는 2천년에 1백37조원으로 3.73배 증가한다(KDI추계). 같은 기간동안의 평균 증가율은 6.8%. 이에따라 81년 1천4백98달러이던 1인당 GNP가 2천년에는 4천3백81달러로 2.92배가 늘어난다.
81년 현재 경제부국의 1인당 GNP가 이미 8천∼1만달러에 이르른 것에 비한다면 큰 격차를 보이지만 경제적으로 윤택해질수 있는 한계인 2천∼3천달러의 벽을 돌파, 풍요로움을 누릴수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GNP가 2천달러를 넘어서면 생존을 위한 과격한 행동이 완화되고 3천달러를 넘게되면 서로가 양보하는 풍토가 조성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서로를 위하는 정겨운 사회모습을 그려 볼수도 있다.

<생활>
가정·직장·사회생활의 변모는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제품이 주도해 나간다.
현재 컬러 TV와 연결되는 데이터 통신망이 설치되어 대도시의 많은 가정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모두 화면을 통해 얻게된다. TV도 대형 벽걸이형 평면 TV가 선보임으로써 시각적인 효과도 얻을수 있다. 이같은 신형 TV가 한국자체에서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일본이 개발한 기법을 이용, 국내에서도 대량생산된다.
시장정보·금융정보·기상정보·의료정보등 각종 생활정보 이외에 학습정보판매가 홍수를 이루리라는 것도 한국 미래학자의 예측이다. 국민학교에서조차 컴퓨터 교육이 실시되기 때문에 가정에서 아동들의 학습도 컴퓨터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바뀐다.
디지틀화된 「대입고사 총정리」라는 테이프는 군소업자들의 상품으로 선보이게 되지만 대형정보회사(2∼3개)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가입자에게 폭넓게 공급하게된다.
교통은 서울∼부산을 2시간만에 주파하는 철도가 완성되어 전국이 반일생활권으로 좁혀진다. 그때쯤 기차는 현재와 같은 궤도위를 시속 3백km정도로 운행되지만, 한쪽에서는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 모노레일 공사가 시작된다.
모노레일이 한국에서 꼭 필요할것인가의 논란은 있겠지만 결국은 서울∼부산간의 승객은 모노레일, 화물은 고속열차라는 분리현상이 일어난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평균1가구 1자동차 이상으로 되는데 당시의 도로율이 큰 문제가 된다. 국토가 협소한 만큼 사회간접투자가 자동차 증가율을 따르지 못한다.
자동차는 물론 전자화되어 초에너지 절약형으로 생산된다. 표면은 탄소섬유로, 엔진은 파인시래믹으로 되어 차체가 가볍고 에너지는 지금의 3분의 1∼4분의1이면 같은 거리를 운행할수 있다. 대량보급은 안되지만 태양광 전기자동차도 이때쯤이면 우리나라에서 눈에 뛴다.

<건강>
현대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암의 공포에서 해방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흐뭇한 일이 된다.
암의 완전정복은 안되겠지만 암을 예방하는 방법이 개발된다. 암퇴치에 관한 실질적인 방법은 앞으로 3∼4년후인 86∼87년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게된다. (연세대 암센터병원 김병수원장 예측). 2천년대에 이르면 암의 원인이 밝혀져 암 예방 백신의 제조가 가능해진다. 현재 국내의료진의 기술축적도 대단하므로 선진국에 비해 별로 뒤지지 않는 비슷한 수준으로 나갈수 있다.
또 면역부전에 의해 암세포가 증식되는 것을 막기위한 면역강화약제나 방법이 개발됨으로써 암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발병하지 않게 조치할수 있고 조기암이라면 면역강화만으로 완치된다.

<암공포에서 해방>
이미 발생된 암이라도 특수항체(모노크로널 항체)를 사용, 암세포 하나하나에까지 찾아가 파괴시킬수 있으므로 암문제는 거의 해결되는 단계에까지 이른다.
그밖에 전자기기에 의한 자가진단 및 자동진단등은 기기가 다양해지고 판별내용도 세분화되지만 이것이 오히려 혼란을 부를수도 있다.
GNP가 3천달러를 넘게되면 국민의 관심이 건강에 쏠리게 되므로 건강에 관한 상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약품쪽에서도 불로약제·강정제·기억력이 좋아지는 약제등 헤아릴수 없을 만큼 세분화된 생산품이 나와 한 사람이 최소한 3∼5가지의 약품을 상용하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

<최정민 부국장겸 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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