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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분야 전문인들의 「경기감각」…본사 컴퓨터로 분석 | "새해 국내경기 기대해볼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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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본사는 학계및 연구기관·관계·금융계·업계·정계등 각분야의주요인사 1백명을 선정, 이들을 대상으로 「83년도국내경제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정부가 발표하는 지수위주의 전망에서 벗어나 각분야의 전문가들이 실제로 느끼고 있는 경제감각이 어떤지를 파악하는데에 설문의 초점을 맞췄다. 이설문조사는 이번을 시작으로 분기별로 년4회씩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조사는 본사에서 1백명의 대상자에게 직접 앙케트지를 돌려 회수, 본사컴퓨터로 분석한것이다.
올해국내경제는 작년보다 다소 나아질것으로 예상되나 정부가 책정한 성장률 7.5%는 너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금년 경기가 회복되는데는 내수경기의 확대와 기업들의 투자심리회복이 주도할것으로 기대했으며 성장의 애로요인으로는 세계경기의 계속되는 침체와이에따른 수출부진을 지적했다.
물가는 작년의 저물가에이어 금년에는 작년보다 다소 더오를것이나 안정기조는 여전히 계속될것으로 낙관했다.
원유등 국제원자재값의 안정이 물가안경의 첫번째 근거로 지적됐으며 그러나 통화증발로인한 불안요인을 많은 응답자들이 경고했다.
금리는 현재수준이 너무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며 은행돈을 빌어쓰는 기업들까지도 응답자의 절반이 지금금리가 너무낮다는 반응을 보였다.
환율정책에 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응답을 해왔으며 부진한 수출의 타개책으로는 단기적인 대증요법에서 벗어나 품질개선과 기술개발을 통한 장기적인 경쟁력강화노력이 특별히강조됐다.
기업투자는 작년보다 활기를 띨것으로 예상했으며 시중자금사정은 서서히 죄어들것이라는견해가 과반수를 차지했다.
임금가이드라인 6%는 적당하다는 반응과 가이드라인자체를 없애고 기업스스로에 맡겨야한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기조에 대해서는 물가안정·경기부양·국제수지개선의 순서로 나타났다.

<관계쪽선거의낙관>
올해 경기가 작년에 비해 어떨까라는 물음에 대한응답은 「비슷한수준」이 36% 「나아진다」가 60%, 「더어려위진다」가 4%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는 나아질것으로 봤다.
가장 낙관적인 쪽은 관계. 설문에 응한 관계인사중, 60.9%가 나아진다고 대답했다. 반면 업계쪽에서는 50%가 나아진다고 응답한반면 46.5%각각 작년과 비슷합 수준으로 봤다. 정계정제통들은 설문에 응한 5명중에서 l명만이 「나아진다」고 대답했다.
정부가 예상한 성장률7.5%에 대해서는 「충분히 가능하다」가 43%, 「너무높다」가 55%, 「더높아진다」가 2%등으로 나타났다.
작년보다는 금년이 좀 나아지긴 하겠으나 정부가 기대하는것보다는 못될것이라는 이야기다. 예상성장률을 나름대로 기재해준 응답자 51명의 반응을 보면 6%로 예상한사람이 25명으로 가장많아 대체로6∼7%로 의견이 모아졌다.
올해경제성장이 어느부문에의해 주도될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내수경기의 확대(25.8%)와 기업들의 투자심리회복(21.7%)에 대한 기대가 두드러졌다.
성장의 애로요인으로 세계경기침체(48%)와 수출부진(30%)을 지적한 응답이 압도적이었으며 실비투자가 여전히 위축을 면치못할것(18%)이라는 견해도 적지않았다.
개인적인 코멘트로서는 내수를 기반으로해서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재조업을 중심으로한 성장이어야 가치가 있다는 지적과함께 만약 상반기안에 수출이 회복되지 못할경우 하반기들어서는 내수경기의 흡인력도 한계를 드러낼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금년도 물가에대한 전망은 「작년과 비슷할것」이라는 응답이 18%, 「작년보다는 좀더 오를것이나 안정기조는 계속될것」이 70%로 물가문제에관한 응답자의 절대다수가 낙관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작년보다 많이 오를것」이라는 우려는 8%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그룹별반응을 구분해보면 가장 낙관적인 대답을 해온쪽은 관계로서 대부분이5%이내 수준을 자신했다. 그러나 학계쪽이 다소비관적이어서 18.2%가 작년보다 많이 오를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안정의 낙관적인 근거로는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값의 안정세(76%)가 첫번째이유로 지적됐으며 불황에따른 수요침체와 투매현상(20%), 임금등 생필품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물가억제책(16%)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을 끄는것은 경제계응답자중에서 23.7%가 물가의 안정근거로 정부의 강력한 억제대책을 선택해 다른그룹들에 비해 정부의 물가억제책에대한 보다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물가의 불안요인에 관한 물음에있어서는 작년 사채파동이후의 과다한 통화증발(58%)이 가장많이 거론되었고 그밖에 정부의 재정적자(21%)와 기업의 누적된적자요인노정(18%), 경기회복에따른 수요증대(15%)등의 순서를 보였다.
통화증발을 걱정한경우 정계는 설문에응한 5명모두가 이점을 지적했고 학계도 62.5%가통화폭의 우려를 표명했다.
개인적인 코멘트로서는 부동산투기와 전세값의 상승이 불안요인이라는 지적이 많이있었고, 연2년동안 떨어져온 농산물값이 금년에는 많이오를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예상물가상승률을 기재한 53명에서 6∼7%로 예상한 응답자가 가장많았고 높게는 15%, 낮게는 4%범위안에서 분포되었다.
10%이상 오를것이라는 응답자들은 정부가 성장목표를 무리하게 달성하려는 가능성을 전제로 삼았다.
물가안정을 위한정책 제언으로서는 기업의 원가상승자체흡수노력(41%), 통화긴축(29%), 재정적자축소(18%)의 순서로 나타났다.
83년도 수출전망에 대해서는 「작년과 비슷할것」이라는 진단이46%,「차츰 회복될것」이45%, 「오히려 작년보다 악화된다」가 7%의 응답을 보였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관계만이 68.2%가 회복될것으로 낙관했을뿐 그밖에 학계나 업계·정계모두가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악화될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수출을 직접 담당하고있는 업계의 반응이 학계와 함께 가장 비관적이어서 회복될것이라는기대는 36.9%에 불과했다.

<수출만이 성장주도>
수출부진의 이유는 「해외경기의 침체」때문이라는 응답이 41%였는데 비해 「품질저위등 근본적으로 낙후된 경쟁력」을 지적한것이 50%를 차지했다. 해외경제가 불황인것도 걱정이지만 보다근본적인문제는 한국상품의 국제경쟁력이 한계에 부닥쳐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가 책정한 올해수출목표 2백45억달러는 너무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2백30억달러수준을 예상한 응답이 가장많았으며 대체로 2백30억∼2백40억달러범위에서 의견의 일치를 보였다.
특히 관계응답자의 경우 직접 예상치를 적어둔 12명가운데 11명이 2백40억달러이하를 예상한것을 보면 정부의 경제운용계획상에 제시된 2백45억달러는 아무래도 무리한 목표치인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수출을 타개할수있는 대책에 관한 물음에 대해서는 경제계쪽에서만 수출금리를 종전처럼 차등대우를 해달라(42.9%)고 주장했을뿐 지금당장으로는 별 뾰촉한수가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전체응답자중에서 38%가 환율인상이나 융자단가의 인상등 설문조사에 제시한 항목을 택하지않고 기타의견란을 통해 「기술개발과품질 개선을 통해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수밖에없다」는 공통적인 지적이 주목을 끌었다.
그밖에도 「인위적인 수출촉진제도는 더이상 계속되어서는 안된다」라든가, 「지금까지처럼 수출촉진을 위해 환율을 올리는 정책등은 삼가야한다」는 경고적인 제언도 많았다.
최근 환율정책에 관한 응답은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작년의 6∼7%정도 오른 대미달러환율을 놓고 「적정하다」는 의견이 59%, 「더올려야했다」는 주장이 35%를 차지했는데 주로학계와 기업쪽에서 더 올려야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금년에는 환율을 3%만 올리겠다고한 정부방침역시 「적당하다」(45%)는 반응이 가장 많았는데 이들모두가 국내물가가 작년처럼 안정될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했다.

<환율정책엔 긍정적>
관계의 일부응답자들은 오히려 달러가 약세로 몰아서 국내물가가 안정되면 3%마저도 올릴필요가 없다고 말했고 학계일부에서는 아직도 원화가 고평가되어있으니 요즈음처럼 물가가 안정되어 있을때 과감히 현실화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금리문제에 관한한 매우 비판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의 금리수준(대출10%·예금8%)이 「너무낮다」는 응답이 전체의 63%를 차지한반면 「적정하다」는 27%에 불과했다.
「너무낮다」는 반응을 그룹별로보면 학계가 77.3%로 가장많았고 금융계가 69.6%로 그다음이었다. 특기할만한 점은 기업들의 반응이다. 은행돈을 빌어쓰는 입장이니 으례 금리가 낮을수록 좋아해야할터인데도 적정하다는 의견은 35.7%에 불과했고 「너무낮다」는 대답이 50%를 차지한것이다.
적정금리의 수준에 대해서는 12∼15%선(대출금리기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처럼 현재의 금리수준이 너무낮다는데에는 대체로 의견일치를 보이고있으나 현실적으로어떻게 얼마나 올리느냐는 문제에가서는 반응이 다소 엇갈렸다.

<저금리엔문제있다>
실세금리와 지나치게 벌어져있는 현행저금리체제로인해 금융시장의 왜곡현상이 가중되고있으므로 조속히 인상조정해야한다는 주장이 대종을 이루었으나 일부에서는 「올렸어야했는데 이젠 타이밍을 잃었다」 「낮은것은 틀림없으나 올릴경우 인플레기대심리를 자극할 우려가있다」 「장·단기금리를 차등해야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기업들의 투자전망에 대해서는 전체응답자의 65%가 「작년보다 활기를띨것」으로 낙관했고 「침체가 계속될것」이 35%로 나타났다.
관계의 응답자중 86.4%가 낙관론을 편것은 그렇다치고 기업자신이 60%이상 투자활기를예상한것은 주목할 만하다.
시중자금사정에 대해서는 작년에 풍섬하게 풀린탓인지 「서서히 죄어들것」으로 보는견해가 50%, 「작년과 별차이 없을것」이라는 반응이 45.5%로 나타났다.
현재 30%수준의 총통화증가율을 연말가서는 20∼22%선으로 크게줄이겠다는 계획임에도불구하고 시중사정이 급격히 죄어들것이라는 견해는 4%에불과했다.
정부가 내건6%의 임금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적정하다」는 대답이 44%로 가장많았고「너무낮다」는 주장은 18%에 불과해 정부의 임금정책이 대체로 지지를 얻고있는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관계응답자의 86.4%가「적정하다」고 대답한점과 전체응답자의 대부분이고소득층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것이다.
정부의 가이드라인 자체를 없애야한다는 주장도 32%나 차지했다.
정부의 정책기조방향에 대해서는 물가안정(39%)이 경기부양(34%)보다 앞섰으나 학계가 특히 이점을 강조한반면 경제계는 역시 경기부양을, 관계는 공교롭게도 똑같이 나타났다. <이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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