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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당 관심 원외로 요직 개편설 무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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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계의 초점이 원내에서 원외로 옮겨지고 있다. 예산안 통과로 정기국회가 사실상 파장분위기가 되자 각 당은 벌써부터 내년 전당대회문제로 술렁이는 실정. 민한·국민당 등에서는 이미 당권의 향방을 놓고 동중동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겉으로 조용하기 마련인 민정당 내에도 당헌개정 작업과 당 및 국회요직 개편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3월 전당대회>
전당대회에 관한 한 민정당에서 공식적으로 밝혀진건 당헌개정을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며, 시안을 몇 개 만들었다는 정도.
이 문제에 관해 당 간부들의 입은 굳게 닫혀있고 섣불리 추측·전망하는 얘기도 하지 않는 형편이다.
특히 큰 관심사인 요직문제에 관해서는 야당과는 달리 움직임도, 말도 없다. 오로지 임면권자인 당 총재에게 달린 일일뿐 아니라 「말」이 오히려 될 일도 그르치게 할 수 있다는 조심 때문이다.
그런 중에도 조심스런 추측과 「설」이 없는 건 아닌데 그중 유력한 것은 △전당대회 개최시기는 내년3월이고 △요직개편 범위는 대폭일 것이라는 정도.
개최시기는 공식적으로 「내년상반기내」로 돼있으나 4월 중순 임기가 끝나는 국회요직과 당직을 일괄개편하기 위해서는 시기적으로 3월이 적기라는 판단.
전당대회는 2년마다 열리므로 선거 법상 84년11월∼85년3월 사이에 치를 12대 국회의원선거는 3월 전당대회에서 짜여질 체제가 담당할 공산이 크다.
다시 말해 다음 전당대회는 사실상 12대 선거체제를 갖춘다는 의미가 있고, 2대 공천작업을 담당한다는 정치적 뜻이 있다.
따라서 요직개편범위는 불가불 「대폭」이 되리란 추측이 유력해진다.
우선 국회상임위원장과 중앙집행위원의 면모가 「일신」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많다. 만약 개각요인이 있다면 개각 역시 국회·당 개편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도 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국회의장·당 대표위원 등 이른바 「큰 자리」에 관해서는 그야말로 「설익은 설」들이 있을 뿐이다.
당헌개정의 방향에 대해서도 △부총재직 신설 △중앙집행위를 당무회의로, 대표위원을 당의장제로 바꾸자는 아이디어 △중앙집행위원(현재28명)을 대폭 줄이자는 아이디어 등이 산발적으로 나오고 있으나 정론은 아직 없는 셈.
그러나 만일 부총재가 신설되거나 「큰 자리」에 변동이 생긴다면 개편범위는 「대폭」이상의 것이 될 것이다.
민정당은 이미 지난 10월말 1차로 당헌·당규 및 정강개정시안을 만들었으며 11월말에 이를 다시 보완. 검토중이다. 그러나 당 기구 개편문제도 청년국을 없애고 직능국을 신설한다는 등 하부조직변화에 관해서만 토론이 활발했다는 얘기다.

<〃나도 총재 해보자〃>
한영수 의원 사건 후 『만취(유치송 총재의 아호)의에 대안이 없다』는 말이 많았던 민한당에서 최근 신상우 전 사무총장이 경선에 나설 움직임을 보여 당권경쟁에 새 국면이 나타났다. 신 의원은 곧 당내 다선 의원들과 접촉해 자신의 거취를 협의, 최종태도를 결정할 예정.
그의 승산이 어느 정도 있겠느냐는 문제와는 별도로 유 총재의 단일후보가 깨지고 과거처럼 경선을 통해 당권이 결정되게 된다는 점에서 그가 나선다면 새로운 바람이 일 것은 분명하다.
아직까지는 누가 누구를 지지한다거나 반대한다는 태도표명이 없지만 정기국회가 폐회되고 지구당 개편대회가 시작되는 이 달 말부터는 본격적인 당권 경쟁바람이 일 것 같다.
과거 신민당과 같이 파벌이 뚜렷이 형성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소속의원 81명중 상당수는 비교적 착색이 돼가고 있는 상태.
당권도전에 나선 신의원 캠프는 한광옥 홍사덕 신원식 김병오 김찬우 조주형 김노직 의원 등 주로 소장그룹이 주축이고 그밖에 △김은하 부의장(김재영 정정대 이정빈) △오홍석 중앙상위의장(고병현 이영준 연제원 홍성표) △고재청 전 총무(유준상 이재근 김태직 민병초)△김현규 정책심의회의장(박관용 황산성 강보성 심헌섭) △김문석 인권옹호위원장 (윤기대 김영준) 등이 각각 3∼5인씩의 가까이 지내는 의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중 당권과 직접 연관이 있어 보이는 것은 신·고 의원 측근이고 나머지는 「친류반신」이라든가 「친신반류」라는 뚜렷한 색채를 띠고 있지 않으며 행동통일을 할는지도 아직은 의문이다.
이밖에 정영모 원외지구당위원장을 내세워 꾸준히 원외인사들을 관리해온 양재권 훈련원장도 나름대로 영향력을 키워온 사람이다.
현재까지의 원내 분포로 보면 「반류」보다는 「친류」쪽이 훨씬 많은 편이고 그보다도 중도 쪽이 많은 것 같다.
특히 내년에 선출되는 총재가 85년 총선의 공천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당수라는 점에서 섣불리 자기의사를 표명하지 않으려는 눈치들이다.
또 과거처럼 막대한 자금을 살포해가며 대의원을 포섭하는 등의 과열정치 분위기가 당내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을 것이냐와 1월에 있게될 국민당의 전당대회가 어떻게 끝날 것이냐에 따라 민한당의 전당대회도 영향을 받게 될 것 같다.

<「경북사단」등 부상>
『어느 누구도 30%의 지지밖에 얻지 못하고 있다는데 국민당의 고민이 있다』는 어느 당직자의 말대로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당의 당내사정은 복잡하기 그지없다.
당권을 지켜야할 입장에 있는 김종철 총재나 도전의사를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는 이만섭 부총재나 현재까지는 누구도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므로 당권의 향방을 점치기는 매우 어렵다.
이 같은 당내사정을 우려해 최근 이종성 전당대회의장·이동진 국민당총무가 주축이 되어 후보단일화를 위한「거당 협의회」구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움직임마저 당내에서 순수하게 보지 않는 측이 있어 주춤한 상태.
협의회에는 김 총재와 이부총재의 측근참모가 모두 참여해 조청기능이 사실상 의심스럽다.
현재 김 총재의 유임을 추진하고 있는 의원은 25명의 소속의원 중 윤석민·이성일·강기필·조병봉·이필우 의원정도인데 김 총재 유임에 반대하는 무드가 커질 경우에 대비해 윤석민 부총재도 의원들을 부산하게 접촉하고 있다.
「경북사단」을 이끌고 있는 이부총재도 조일제·김기수 의원의 적극지지와 김종하·김영생·박재욱 의원의 「호의적 반응」을 얻는 정도여서 결국 대부분의 의원들은 이종성 의원이 중심이 되고 있는 협의회에 발을 들여놓은 채 사태를 관망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당내에는 현재의 세력분포도 혼미상태려니와 세력판도와는 별도로 또 다른 변수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하는 측도 없지 않다.
정계일각에선 지난 2년간의 다당제 운영경험으로 보아 85이후의 정계에서 국민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보다 강화되는 방향으로 전당대회가 치러지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전육·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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