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후진' 조현아 부사장 보직사퇴…대한항공 사과문에도 네티즌 부글부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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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사과문’ ‘조현아’ ‘조현아 부사장’. [중앙포토]

 
‘땅콩 후진’으로 해외에서까지 논란을 일으킨 조현아(40) 대한항공 부사장이 9일 보직사퇴했다. 대한항공 부사장 직위는 유지한다.

조 부사장의 부친이기도 한 조양호(65) 한진그룹 회장은 큰 딸인 조 부사장의 보직사임을 결정했다.

프랑스 출장에서 돌아 온 조 회장은 귀국 즉시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보직사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회의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은 8일 밤 9시경 조현아 부사장의 지시에 따라 공식 사과문을 냈다. 뉴욕발 서울행 항공기의 출발이 지연된 것에 대해 “승객에게 불편을 끼쳐 사과한다”고 했다. “비상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승무원을 하기 시킨 것은 지나친 행동”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사과문에 “사무장이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으며 매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다”며 해당 사무장의 잘못을 묘사하는 데에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또 조 부사장의 행동에 대해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부사장의 문제 제기가 당연한 일이라는 사과문은 파장을 더 키웠다. 네티즌들은 ‘사과같지 않다’며 더 거세게 비판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 사과문을 담은 기사를 링크하며 “기가 막혀서…여기가 북조선인가”라는 멘션을 달았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회사는 조 부사장의 중대한 과실을 덮으려고 승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책임은 부사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탑승구로 돌아가야 한다’고 기장이 (관제탑에) 보고하게 만든 조 부사장이 져야 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조 부사장은 승무원과 승객에 사과하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세계 유력 언론들도 이 사건을 경쟁적으로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과 가디언지 등 권위있는 언론들도 이번 사태를 상세히 보도했다. 조현아 부사장이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삼아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지시한 사실과 조현아 부사장의 이력, 그리고 항공기가 인천공항에 11분 늦게 착륙했다는 사실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조 부사장은 지난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행 KE086 여객기에 탑승해 승무원의 서비스 품질을 문제 삼으면서 활주로에서 이동 중인 비행기를 탑승구로 후진시켰다. 이 여객기는 객실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무장을 내린 후 다시 출발했고 10여분 연착했다. 조 부사장은 일등석에선 승객 의향을 묻고 접시에 담아 땅콩 등 견과류를 내와야 하는데 봉지째 갖다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을 했다.

한편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사실관계에 기초해 법과 규정에 어긋나는지를 판단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엄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행 항공보안법에 따르면 부당한 압력으로 운항 중인 항공기 경로를 변경한 사람은 1~1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참여연대는 10일 조 부사장을 항공법과 항공보안법, 업무방해 및 강요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할 계획이다.

한편 조 부사장의 보직사임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은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다“ ”부사장직은 유지한다니“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조현아 부사장직 사톼' '조현아 대한한공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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