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지반 연10㎝ 내려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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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탈리아의 운하도시베니스가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얘기지만 이번엔 타일랜드의 방콕시가 침몰하고 있다는 소식(사진).
샴만으로 통하는 차오프라야 강변에 자리잡은 방콕은 시내에 수로가 많아 나룻배가 오가고 그래서 아시아의 베니스로 흔히 일컬어졌는데 지반침하 현상까지 닮아버린 것.
침하현상은 방콕이 베니스보다도 훨씬 심해 베니스가 연평균 0·5㎝정도 내려앉는데 비해 방콕은 곳에 따라 최고 10㎝까지 가라앉아 육안으로도 알아볼 수 있다. 의사당건물이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었고 한 백화점은 건물아래 지반이 휘는 바람에 진열대의 상품들이 미끄러져 떨어진 일도 있다.
방콕의 침몰 이유는 50년대 이후 인구가 크게 늘면서 시 당국이「위생」을 이유로 시내 수로를 차례로 막았기 때문. 상수도 설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수로의 폐쇄로 물자공급, 특히 식수공급이 어려워지자 주민들은 1만l천여 개의 우물을 파 하루평균 1백만입방m의 지하수를 퍼 올리자 지반이 맥이 없어져 버린 것.
그래서 5∼9월의 우기엔 방콕은 홍수의 도시가 된다. 한 지질학자는 이대로 방치한다면 방콕은 20년 안에 수면 아래로 내려앉으리라고 경고하고있다.【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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