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사우스햄튼 꺽고 슬로우스타터 증명…손흥민도 가세할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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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사우스햄튼’ ‘손흥민’ [사진 중앙포토]

EPL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난 시즌 퍼거슨이 직접 선임한 모예스 체제는 상위권에서 내려오지않던 맨유를 중위권팀으로 추락시켰다. 결국 굴욕적인 성적으로 13/14 시즌을 마감한 맨유의 선택은 ‘루이스 반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영건들을 이끌고 3위에 오른 루이스 반할 감독에 대한 기대는 컸다. 하지만 반할 감독의 시즌 초반 성적은 지난 시즌 모예스와 다르지않았다.

스완지시티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기성용의 골로 개막홈경기 패배를 당하며 지난 시즌 모예스의 전철을 밟기 시작했다. 리그 11경기까지 4승(4무3패). 과거 미헬스부터 바르셀로나와 네덜란드의 토탈 사커를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루이스 반할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실망은 컸다. 루니,팔카오,루크쇼,하파엘,디 마이아 등의 연이은 주축선수들의 부상을 안고 침몰하는 항공모함과 같은 모습이었다.

11월9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을 때만해도 팬들은 “겨우 한경기 이겼네”라고 자조를 보낼 정도였다. 11월23일 아스날을 맞아 2대1로 승리했을 때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패한 아스날이 운이없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11월30일 헐시키를 만나 3대0으로 승리하고,이어 12월3일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에거 2대1로 승리하며 4연승을 기록하자 반할의 맨유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9일(한국시간) 올해 EPL 최고로 주목받고 있는 사우스햄튼과의 경기를 앞두고도 팬들은 반신반의했다. 과거 바르셀로나의 드림팀 뒷문을 맡았던 로날드 쿠만 감독의 사우스햄튼은 맨유ㆍ첼시ㆍ아스날ㆍ리버풀 등 전통 EPL 강자들을 제치고 맨유와의 맞대결까지 8승2무4패라는 성적이었다. 11월30일 맨시티전까지는 2위,지난 4일 아스날전까지는 3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겨우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맨유와 올 시즌 최대돌풍의 팀 사우스햄튼과의 경기결과는 그래서 예측불가였다.

하지만 로빈 반 페르시의 활약에 힘입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마침내 5연승을 기록했다. 순위도 3위로 올라섰다.

루이스 반 할 감독이 지휘하는 맨유는 이날 영국 사우스햄튼에서 열린 2014-2015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사우스햄튼과 원정경기서 2-1로 승리를 거뒀다. 5연승을 달린 맨유는 8승 4무 3패(승점 28)가 됐다. 사우스햄튼은 4경기 1무 3패를 기록해 8승 2무 5패(승점 26)로 5위로 떨어졌다.

맨유는 전반 12분 상대 수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로 연결했다. 로빈 반 페르시는 골키퍼에게 향하는 수비수의 패스가 부정확한 것을 보고 가로채 득점으로 연결했다. 사우스햄튼이 스스로 무너진것이었다.

하지만 사우스햄튼은 당황하지 않고 바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차분하게 다시 경기에 임한 사우스햄튼은 전술적으로 맨유를 압도하며 분위기를 완벽하게 가져왔다. 게다가 맨유는 후반 18분 크리스 스몰링이 허벅지 부상을 당해 조나단 에반스로 교체하며 교체 카드를 미리 써야 했다.
지속적인 공격을 펼친 사우스햄튼은 전반 31분 기다리던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주인공은 그라지아노 펠레였다. 펠레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자신에게 공이 오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맨유의 골문을 흔들었다. 사우스햄튼이 완벽히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는 순간이었다.

맨유는 사우스햄튼과 중원 싸움에서 밀리며 전방 공격진이 좀처럼 공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맨유에는 한 방이 있었다. 정상적인 공격 전개에서의 득점은 힘들지만 세트피스는 가능했던 것. 맨유는 후반 26분 루니의 프리킥을 먼 포스트쪽으로 쇄도하던 반 페르시가 왼발에 맞춰 사우스햄튼의 골망을 갈랐다.

예상치못한 실점이었지만 사우스햄튼은 여전히 침착했다. 경기의 흐름은 여전히 사우스햄튼의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문전에서의 결정력이었다. 사우스햄튼은 여전히 많은 공격 기회를 갖고 문전에서의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골대 안으로 향하는 슈팅이 적었다. 몇 차례 유효 슈팅이 나오기는 했지만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의 선방을 넘지 못했다. 결국 승리는 사우스햄튼의 지속적인 공격에 골문을 끝까지 지켜낸 맨유의 차지가 됐다.

경기 후 쿠만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많은 기회를 잡았고 볼 소유권도 더 높았지만 1-2로 패했다”며 “선수들에게 맨유에게 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며 아쉬워했다.

반할 감독은 이 경기로 인해 슬로우 스타트형 감독임을 다시한번 더 명확하게해줬다. 반할 감독은 97/98 바르셀로나 시즌 14경기 이후 2위로 상승한 뒤 최종적으로 리그 우승을 일궈내는 등 리그 10라운드 이후 빛을 발하는 ‘슬로우 스타터형 감독’으로 정평나있다. 이 경기 승리로 인해 맨유는 1위 첼시와는 승점 8점,2위 맨체스트 시티와는 5점 차이다. 맨유의 다음 경기는 오는 14일 리버풀전이다(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

한편 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지난 8일(한국시간) “루이스 반 할 감독의 시선이 레버쿠젠 듀오를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시즌 레버쿠젠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 중인 손흥민과 카림 벨라라비(24)를 영입해 공격력을 강화하고자 한다는 것.

데일리 미러는 “맨유가 레버쿠젠의 공격수 손흥민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이 경쟁에서 토트넘 핫스퍼가 앞서있다. 그러나 반 할 감독은 손흥민을 그의 공격 옵션에 추가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벨라라비 역시 맨유의 레이더에 들어와있다”고 덧붙였다.

조문규ㆍ김보영 기자
‘맨유 사우스햄튼’ ‘손흥민’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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