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과문 "조현아 부사장 지적은 당연"…네티즌 반응 '싸늘'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대한항공 사과문’ ‘조현아’ ‘조현아 부사장’. [중앙포토]

대한항공은 8일 조현아 부사장의 지시에 따라 뉴욕발 인천행 항공기의 출발이 지연된 것에 대해 “승객에게 불편을 끼쳐 사과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사과문에는 “당시 항공기는 탑승교로부터 10미터도 이동하지 않은 상태로, 항공기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조현아 부사장의 행동은 기내 서비스 담당 임원으로서 정당하게 지시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무장을 항공기에서 내리게 한 이유에 대해서는 “최고의 서비스와 안전을 추구해야 할 사무장이 담당 부사장의 지적에도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고, 매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채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끝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승무원 교육을 더욱 강화해 대 고객 서비스 및 안전제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한항공 사과문에 진중권(51) 동양대 교수가 발끈했다. 진중권 교수는 9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대한항공 사과문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과 관련된 기사를 링크하며 “기가 막혀서 여기가 북조선이냐”라는 글로 분노를 표했다.

대한항공 사과문에 네티즌들의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잘못을 지적하고 귀국해서 규정에 의한 문책을 하면 될 일이지. 그래야 하나?”(ki***) “문제 제기는 경영진으로서 당연하다. 인정한다. 그러나, 토잉되던 비행기를 다시 게이트로 돌리고, 승무원을 하기시킨 행위는, 징계를 받아야 할 사안”(KO***), “변명일 뿐이다”(da***), “대한항공에 해 줄 말은 ‘자기의 잘못을 남에게 돌리지 말라’다 ! 승무원과 사무장의 실수가 1이라면, 부사장 잘못은 99 여 ! KAL, 제발 정신 차리라 !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그렇게 막 나가냐?”(ra***), “오너 2세라는 오만의 극치가 화를 자초했다. 일단 비행기가 출발하면 기내에선 기장에게 모든 책임과 권력이 있다”(jin***), “승객 안전에 관한 비상상황도 아닌데? 조현아가 기장과 협의나 했나? 기내에서 사무장이 서비스를 못하도록 조치를 할 수도 있는데 궂이 하기까지 시켜야 했나?”(av***) 등의 댓글을 올리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댓글 상황, 9일 오전 9시 현재)

앞서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 오전 0시 50분 (현지시간) 미국 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 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중 사무장에게 “기내에서 내리라”고 지시했다. 이에따라 활주로에 있던 비행기는 기수를 돌려 다시 탑승게이트로 돌아가는 ‘램프 리턴’을 했다. ‘램프 리턴’이란 항공기 정비나 주인 없는 짐, 승객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취하는 조치를 말한다. 이 때문에 항공기는 게이트로 다시 돌아가면서 출발이 지연돼 250여 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조현아 부사장은 땅콩 등 견과류를 건네고 있는 승무원에게 “매뉴얼대로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승객의 의향을 물은 다음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서 내와야 하는데 봉지째 갖다준 것을 문제 삼았다는 것이다. 조현아 부사장은 당시 일등석에 타고 있었다.

조현아 부사장은 이어 기내 서비스를 지휘하는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무장이 태블릿 컴퓨터에서 비밀번호를 찾지 못하는 등 당황하자 조현아 부사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했다. 대한항공 측은 “사무장이 내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별도 안내 방송은 하지 않았다”며 “사무장이 내린 것은 기장에서 상황을 보고한 후 기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해당 항공편은 인천공항에 예정보다 11분 늦게 착륙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대한항공 사과문’ ‘조현아’ ‘조현아 부사장’. [사진 중앙포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