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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성장률 한국은 9%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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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신성순 특파원 】일본경제기획 청은 최근 새로운 경제예측모델을 사용, 미·일 등 선진8개국에 한국을 포함한 주요9개국의 내년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이번에 사용된 모델은 주요세계경제변수를 크게 세 가지 상황으로 가정, 그때그때 성장예측 치를 달리 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첫째는 미·일 등 각 국이 지금의 정책을 바꾸지 않는 경우다.
예를 들어 일본은 내년예산을 금년도 당초예산과 같은 수준으로 잡고 금리수준도 그대로 유지한다는 식이다.
이 경우 엔화가치는 계속 낮게 평가돼 일본의 수출은 실질적으로8.92%가 늘고 실질성장률은 3.76%에 달한다. 그러나 이같이 수출이 급격히 늘 경우 구미의 보호무역주의라는 강력한 반발이 뒤따를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실제 성장률은3%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일본경제기획 청의 분석이다.
두 번째 상황은 미국이 올해 안에 재할인율을 1%낮추고 공개시장조작 등에 의해 올4·4분기의 현금통화증가율을 전기 비0.2포인트 높이는 등 금융정책을 완화하며 재정적자는 중앙정부와 지방을 합해 2백억 달러정도(약11%)줄인다는 가정이다.
이렇게되면 엔화가치는 올라가고 일본으로서는 금리를 낮출 요인이 생겨나 연초에 일본은행이 재할인율을1.5%낮출 수 있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미국은 재정적자의 축소에 의한 디플레효과와 이자율하락에 따른 투자촉진으로 내수가 자극돼 내년성장률은1.48%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일본도 금리인하로 설비투자가 촉진되고 개인소비가 늘어 올해의 2.66%보다 다소 높은 3.99%의 성장이 실현 가능해진다. 이렇게되면 일본의 국내경기가 일어나 수출압력도 줄어든다는 판단이다. 세 번 째는 국제금융이 불안할 경우다. 개도국 등이 외채상환용의 외화를 확보키 위해 수입을 제한한다고 가정한다.
외환부족이 심각한 중남미와 동구권이 수입을 실질적으로10%줄이고, 아시아국가와 EC를 제외한 유럽국가들이 5%를 줄인다고 전제하면 서방선진국을 제외한 각 국의 경상수지적자는 모두 2백67억 달러가 줄어든다. 이는 이들 국가가 내년에 갚아야할 돈과 비슷한 액수다.
그러나 서방측선진국의 수출은 그만큼 어렵게 돼 수임제한이 없는 경우와 비교할 때 미국은0.35%, 일본0.25%, 서독0.6%, 영국0.55% 정도실질성장률을 감소시키게 된다.
이렇게되면 미국이 금융정책을 완화하더라도 일본의 내년도 실질성장률은3.75%에 그친다고 보고있다.
이 예측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각 국의 정책이 바뀌지 않을 경우9.65%, 국제금융이 불안해질 경우9.45%라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룰 것으로 보고있다.
각 국의 경상수지는 일본과 서독이50억∼60억 달러의 흑자를 계속할 것으로 보이나 미국은 올해의 수지균형상태에서 내년에는 2백52억 달러의 큰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견했다.
일본경제기획 청은 미국의 금융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개도국의 수입규제로 점점 강화되고있다고 보고있어 결국 일본의 내년도 경제성장은 미 금리인하에 의한 플러스효과 보다도 수입제한에 의한 디플레효과라는 마이너스측면이 더욱 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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