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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픽처스 해킹 피해 할리우드 유명 인사들로 번져

중앙일보

입력

미국 소니 픽처스의 해킹 피해가 할리우드 유명 인사들로 번졌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CNN 등에 따르면 영화배우 실베스타 스탤론, ‘40살까지 못해 본 남자’ 등을 만든 코미디 영화 감독 주드 어패토, 유명 토크쇼 진행자 코난 오브라이언 등의 개인 정보가 해킹을 통해 유출됐다. 소니 픽처스의 컴퓨터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됐던 직원 및 영화 관계자 등 4만7000여건의 사회보장번호(SSN) 등이 해킹으로 빠져 나가면서 유명인들의 SSN까지 함께 새나갔다.

소니 픽처스가 제작한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주연인 세스 로건과 제임스 프랑코가 받은 보수도 해킹을 통해 유출됐다.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을 맡으며 출연했던 세스 로건이 840만 달러(약 94억원)로, 제임스 프랑코는 이보다 적은 650만 달러다.

영국 왕실의 베아트리스 공주의 봉급 정보도 샜다. 베아트리스 공주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의 맏딸이다. 유출된 자료에는 지난 1월부터 소니 픽처스의 런던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코디네이팅 프로듀서’ 베아트리스 공주의 주소와 급여 3만300 달러가 포함됐다. 연예 전문지 피플은 영국 왕위 계승 6번째 순위인 베아트리스 공주의 연봉에 대해 “공주는 애슈턴 커처 등과 같은 유명인이지만 알려진 보수는 평민 수준에 더 맞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보안 전문가들이 해킹 경로를 추적한 결과 해커들은 지난 2일 새벽 태국 방콕의 5성급 호텔인 ‘세인트 레지스’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당시 소니 전ㆍ현직 직원 등의 신상 정보가 이 호텔의 인터넷망을 통해 유포됐다. 통신은 또 컴퓨터 보안업체인 시만텍 관계자를 인용, “볼리비아에 있는 명령 제어 서버가 지난해 한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이어 이번 소니 해킹에도 모두 이용됐다”며 “이는 동일 그룹이 했음에 틀림없다”고 전했다. 북한 개입설을 강화하는 방증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소니 픽처스의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해킹 주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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