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다시래기」서울서 재현-공간사 창립 22주기념 현지인 초청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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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진도 「다시래기」가 서울에 올라와 첫 공연을 가졌다. 공간사가 창립 22주년을 기념해 탈춤과 함께 우리 고유 민속의 맥을 이어온 진도의 「다시래기」를 초청, 서울서 재현한 것이다.
「다시래기」엔 20여명이 출연했는데 이들은 모두 진도서 상경한 현지사람들이었다. 민속가무놀이인 「다시래기」는 몇해 전부터 학계에 알려져 왔으나 이것이 실제로 재현되기는 현지에서 지난 5월 중앙대 정병호교수에 의해서였다.
「다시래기」란 상가에서 출상 전날 밤에 행하는 놀이다. 이「다시래기」는 삼국시대부터 전래되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오래된 민속이다. 진도 「씻김굿」의 기능보유자인 박병천씨는 「다시래기」를 한자로는「다친락」이라 쓴다며 이는 여러 사람이 같이 즐긴다는 뜻이라고 했다.
「다시래기」는 사물악기에 맞추어 노래와 춤, 익살맞은 재담으로 진행되는데 모두 5마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상자놀이」로 시작하여 「거사사당놀이」 「상여놀이」 「가래놀이」「여흥놀이」등으로 이어지는데「가상자놀이」는 상두꾼이 상주를 웃기는 놀이이고 「거사사당놀이」는 가상자(비어있는 관) 와 거사(봉사)·사당(봉사의 마누라),그리고 중등이 함께 노는 풍자적인 재담극이다.
「상여놀이」는 상여를 메고 갈 때의 놀이이고 「가래놀이」는 시신을 묻는 행동을 보이며, 여흥놀이는「다시래기」패의 개인적 특기를 보이는 놀이마당이다. 잽이들이 사물악기와 아쟁 등에 맞추어 「판소리」 「남도잡가」 「진도민요」 등을 부르며 흥을 돋워 슬픔을 잊게 한다.
초상집에서의 이 같은 가무잡기에 대해서 정병호교수는 『유족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종의 의례』라면서 그러나『놀이속엔 윤회사상이 깃들어 있으며 또한 공동체적 삶의 의지 같은 것이 남겨져있다』고 했다.「다시래기」 공연은 10일까지 (하오7시) 계속된다.

<김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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