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반 '청와대 사람들'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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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2년 반 '청와대 사람들'의 이야기도 다양한 앙금을 남겼다. 근무 강도가 높은 청와대에서 비서관급으로 들어와 임기 반환점까지 완주한 건 4명 정도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윤태영 부속실장과 천호선 의전비서관이 있다. 이근형 여론조사 비서관도 자리를 지켰다. 외신 대변인으로 입성했던 이지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공보관도 함께 반환점을 돌았다. 4명 모두 '험한 터'에서 생존한 경우다.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호철 국정상황실장은 원년 멤버지만 중간에 건강을 추스른 뒤 재합류했다. 초대 춘추관장인 김만수 대변인도 총선 출마 뒤 재입성했다.

과거 '출세의 지름길'로 통하던 청와대 근무는 이 정부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희상 전 비서실장은 현 여당 대표다. 반기문 전 외교보좌관이 외교장관으로, 윤광웅 전 국방보좌관은 국방장관으로 발탁됐다. 외교보좌관이 외교장관으로 이동하자 거물 외교관들이 치열하게 후임 경쟁을 했다. 노 대통령은 "참모는 야심 없는 사람을 고르라"고 지시했다.

라종일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주일대사로, 조윤제 전 경제보좌관은 주영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유인태 전 정무수석,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과 서갑원 전 의전, 김현미.문학진 전 정무비서관, 백원우 전 행정관 등은 17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허준영 전 치안 비서관은 경찰청장이 됐다. 권진호 현 국가안보보좌관은 주영.주미대사, 국정원장 등 요직 인선 때마다 하마평에 올라 모 언론사 인물난에 한동안 '국정원장 내정자'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병완 전 홍보수석이 비서실장으로 임명될 경우 비서관으로 들어와 사령탑이 되는 진기록이 된다. 권영만 전 춘추관장은 교육방송(EBS) 사장이 됐다. 양정철 홍보기획.안영배 국내언론.최광웅 인사제도 비서관과 김현 춘추관장, 이은희 제2 부속실장 등은 행정관에서 비서관으로 도약했다.

명에는 암도 따른다. 중도 낙마도 적잖다. 몰카 사건으로 양길승 전 부속실장이 하차했다. 이기준 부총리 파문으로 박정규 전 민정, 정찬용 전 인사수석이 물러나야 했다.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 위원장도 행담도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의전 비서관은 네 번(서갑원-정만호-천호선-권찬호-천호선)의 교체로 최단명 자리였다. 일 많은 곳인 국정상황실장(이광재-박남춘-천호선-이호철), 대변인(송경희-윤태영-김종민-김만수)도 이동이 잦았다.

노 대통령 다음으로 야당.언론의 비판을 많이 받은 인물로는 '성장.분배'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이 꼽힌다. 외교안보 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이종석 NSC 사무차장도 자주 도마에 올랐으나 지난해 후반부터 적극적 홍보 시스템이 가동되며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여성에게 아직 청와대는 험지인 듯싶다. 박주현 전 참여 수석과 송경희 대변인, 황덕남 전 법무.노혜경 전 국정홍보.최은순 전 민원제안 비서관 등이 아쉽게 반환점을 돌지 못했다. 대신 조기숙 홍보수석과 선미라 해외언론.김은경 민원제안 비서관 등이 맹활약 중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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