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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지역 고택 옮겨 복원 … 다도·투호 체험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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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수애당은 양반가의 기품이 느껴지는 고택이다. 담장 밖에서 보는 풍경도 운치 있다.

손때 묻은 가구, 뜨끈한 구들장, 이슬 촉촉이 내린 마당, 창호지 뚫고 들어오는 아침햇살…. 오래된 한옥에서 묵어본 사람은 안다. 우리 시대에 누릴 수 있는 가장 호사스러운 하룻밤이 여기 있음을. 최근 고택 체험이 유행이다. 한데 좋은 숙소를 고르는 게 쉽지 않다. 이럴 땐 한국관광공사가 인증한 ‘한옥스테이(hanokstay.or.kr)’를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경북 안동에서 양반가의 기품이 느껴지는 고택을 찾는다면 ‘수애당’이 제격이다. 독립운동가 수애 류진걸 선생이 1939년 지은 집이다. 임하댐 건설로 수몰지역에 있던 것을 1987년 지금의 임동면 수곡리로 옮겼다. 원형 그대로 복원했고, 조상 대대로 쓰던 손때 묻은 살림살이도 집 안 곳곳에 있다. 지금은 이 집에서 나고 자란 손자 류효진(51)씨와 부인 문정현(47)씨가 수애당을 지키고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장방형 행랑마당이 나타나며, 일자형 안채와 ㄱ자형 중간채가 마주보고 있다. 널찍한 대청마루와 부드러운 처마 모양만 봐도 여유와 운치가 느껴진다. 여름에는 서까래 밑 들쇠에 문을 걸어 올려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겨울에는 분합문을 닫아 추위를 막는다. 모든 방과 대청마루에는 황토를 발라 예스러움이 묻어난다. 전통 수예로 디자인한 침구류, 창호지로 만든 전등 갓, 전통 문양으로 장식한 소품들이 현대식 인테리어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9개 방은 모두 온돌이다. 한여름만 아니면 직접 아궁이에 군불을 때서 난방을 한다.

부부는 2001년 5월, 수애당 안에 한옥 체험장을 만들었다. 예약만 하면 솟대·한지 손거울 만들기, 다도 등을 체험할 수 있으며 마당에서 투호·널뛰기·굴렁쇠 등 민속놀이도 즐길 수 있다. 해질 녘에는 군불을 지피면서 감자나 고구마를 구워먹기도 한다. 한복도 빌려준다.

양반가의 식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아침밥은 꼭 먹어야 한다. 수애당의 아침상에는 안동 특산물 간고등어를 비롯해 직접 기른 제철 채소로 만든 반찬이 풍성히 올라온다. 예약은 인터넷(suaedang.com)이나 전화로 하면 된다. 054-822-6661.

최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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