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현실 배합한 온건사회주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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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스페인 총선에서 승리, 차기 수상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펠리페· 곤살레스」사회노동당당수(40. Felipe Gonzalez)는 이상과 현실을 적절히 배합한 온건사회주의를 주창하고 있다.
75년 고「프란시스코·프랑코」총통 사후 3번째 실시되는 이번 총선에서 그는 『변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근면과 단결만이 조국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 정계지도자로서는 드물게 빈한한 환경에서 태어났다.
그는 남부 세비예에서 낙농업에 종사했으며, 지금은 마드리드의 조그마한 아파트에서 부인 및 아이들 셋과 조촐하게 살고 있다. 얼굴이 동안인「곤살레스」는 스페인 정치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성이 아닌 이름이 국민들에게 알려져 있으며 그가 나타날 때마다 군중들은 『펠리페, 펠리페』라고 외치며 몰려든다.
그러나 결코 그는 선동가는 아니며 또한 연설을 할 때 좌익성향을 풍기는 언어구사도 하지 않는다.
그의 솔직한 성격과 예의바른 태도는 기업가들과 판사·관료·군 장교 등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지배계급으로 하여금 좌익지도자로서의 「곤살레스」를 받아들이게 했다.
그는 「카스트로」 쿠바 수상이 보내주는 두툼한 시가를 하루에 3∼4개씩 피우는 애연가이며 또한 스트레스가 쌓이면 껌을 즐겨 씹는다.
평소 허름한 셔츠를 입고 다니다가 선거유세 때문에 정장차림을 하는 「곤살레스」는 현 집권자들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그는 마드리드 유세에서 집권자들이 겉으로는 애국자인 것처럼 목청을 드높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국가와 「돈·키호테」·성당·기념물이 마치 자신들의 사유물인양 생각하고 있다고 비난하고『그들이 남긴 것이라고는 오염된 강과 폐허된 해변, 흉측한 빌딩으로 파괴된 도시 뿐』이라고 주장했다.【UPI=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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