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훈갖는 집이 많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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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인간에게 가정은 소중한 보금자리며 잘 살든못살든 그 나름대로 지녀오는 가풍이 있다.
가훈은 좋은 가풍을 유지하기 위한 가르침으로 그 가족들의 도덕적인 법도다. 가훈의 형식은 다양해서 한마디의 말에서부터 몇권의 책에 그 내용을 담고 있는것까지 천차만별이다.
대한노인회는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높이고 미풍양속의 계승 발전을 위해서 전국적으로 가훈없는 가정을 찾아 「가훈갖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노인회가 중앙일보사의 후원으로 올해말까지 전개할 사업내용을 보면, 우선「가훈지어주고 써주기운동」을 전개한다. 30일부터 올해말까지 대한노인회의 담당특별위원회는 가훈없는 가정의 요청에 따라 가훈을 무료로 지어주고 써준다는것.
또 20∼30일 대한노인회 대강당에선 「모범가훈 전시회」도 열린다. 10일까지 출품된 가훈중심사위원이 선정한 가훈 70점이 전시될 예정.
대한노인회는 그밖에도 가훈실천 모범가정의 실천사례 발표와 각계 원로인사들의 가훈실전 사례를 달리 알리는 캠폐인도 벌인다.
가훈연구가 김종권씨(진성고·「명가의 가훈」 저자)는 우리나라의 전통가훈을 전체적으로 분류해볼 때 △학문을 권하는말(권학) △마음을 바로잡고 뜻을 세우는 일(심지) △몸가짐을 바로잡는일(수신) △가정을 잘 다스리는일(제가) △세상을 살아가는 일(처세) △아름다운(좋은) 말(가언) △착한 행실(선행) △부녀자의 바른 행실(선덕)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는 일(충효)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고 말하고 선조들이 남겨놓은 좋은 가훈을 토대로 보다 좋은 가정의 법도를 지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훈을 갖고있는 가정을 조사한 결과 78년 13%에서 현재 약30%로 늘고있는 추세라고 소개하고 중·고교생 가정만을 대상으로 하면 50%까지 올라간다고 설명.
오늘날의 가훈을 고전적인 가훈과 현대적인 가훈으로 나눠본 그는, 유명한 최영장군의 후손들은 아직도 「견금여석」(황금 보기를 돌같이하라)을 엄격히 가훈으로 지키고 있으며 전의 이씨 가문은 오늘날까지도 세종대왕이 하사한 가훈 「가부충효, 세수인경」(가정에선 충효를, 사회에선 인경의 법도를 지키라)을 가정의 법도로 지켜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대적인 가훈은 오늘날의 생활에 맞는 실천덕목이란 점에서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경향인데 전의 이씨인 이희승씨의 경우, 가문의 가훈외에 「ⓛ화목은 행복의 근원이다 ②노력없이 성과는 없다 ③땀흘려 번 돈이 진정한 내돈이다 ④효과없는 걱정은 말라」라는 현대화된 가훈을 하나더 갖고 있다고.
이숭령씨의 「①행복은 개인의 노력으로만 오는것이 아님을 명심하고 유지하는데 힘쓰라 ②한눈을 팔지 말고 외길로 달려라. 한 우물을 파야 결실이 있다」, 서정주씨의 「다음 시대의 아들 딸들을 우리보다 디 유능하게 기르자」, 고 박두병씨의 「빚보증을 서지 말라」 등은 현대적인 가훈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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