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 깨고 득점왕까지 배출…마지막에도 웃은 수원 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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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포항스틸러스와 수원FC 경기 후반 수원 산토스가 1대1 동점골을 성공 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산토스는 이날 골로 리그 14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위를 확정지은 수원 삼성이 최종전에서도 웃었다. 지긋지긋했던 포항 징크스를 깨고 각종 실리도 다 챙겼다.

수원은 3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산토스(29), 정대세(30)의 연속골로 포항을 2-1로 꺾었다. 이미 2위를 확정지은 수원은 지난 2004년 12월 8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 이후 이어졌던 포항 원정 무승 징크스(6무9패)를 10년만에 깨는데 성공했다. 반면 포항은 수원에 덜미를 잡혀 4위로 내려앉아 3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 후 서정원(44) 수원 감독은 "올해 징크스를 선수들과 다 깨자고 했다. 포항 징크스를 깨질 못했는데 결국 깼다"면서 "어떤 상황이든 선수들이 똘똘 뭉치면서 시즌을 잘 마무리했다. 최선을 다했고, 프로 선수의 기본을 보였다"며 제자들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 감독은 수원의 승리로 3위가 뒤바뀐 상황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3위에 오른) 서울에는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수원은 승리뿐 아니라 개인상도 배출해냈다. 외국인 공격수 산토스가 후반 34분 동점골을 넣어 시즌 14호 골로 이동국(전북), 스테보(전남·이상 13골)를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다. 서 감독은 "산토스가 마음 졸이고 있었다. 몇 경기 골이 안 나와 걱정했다. 그래도 정신적으로 편하게 하고 쉽게 경기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했다"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우리 팀에서 득점왕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수원은 올 시즌 2위로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한다. 선수 인건비를 줄여 적잖은 부작용에 시달렸지만 시즌 중반 이후 팀을 잘 추스르며 끈끈한 팀으로 바뀌었다. "(챔피언스리그 때문에) 내년 2월부터 시즌을 시작한다"는 서 감독은 "올해 경기한 걸 철저히 분석하고 안 된 부분은 겨울 훈련에서 잘 가다듬어야 한다. 더 많은 분석과 준비를 해야 한다. 경기 수도 많아지는 만큼 차츰차츰 잘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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