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고국서 한민족 삶 다룬 미술전 열게 돼 기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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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동포 화가 고삼권(左)씨와 홍영우씨. 두 사람은 통일을 비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안성식 기자

일본 도쿄의 한 동네에 사는 예순여섯살 동갑내기 화가 홍영우.고삼권씨가 고국에서 2인전을 열고 있다.

6.15 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는 이들의 전시회는 16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에서, 22~28일엔 제주시 이도2동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이어진다.

"광복 60돌을 맞는 날 조국에서 전시회를 하는 기쁨을 남과 북 모두와 나누고 싶습니다."(홍씨)

"아버지의 고향인 제주를 처음 찾게 됐어요. 마음으로만 그리던 한라산을 실컷 보고 싶습니다."(고씨)

홍씨의 그림은 조선 풍속화를 떠올리게 하는데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맥을 잇고 있다. "민족의 넋을 담은 그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2002년 서울에서 열린 고구려 유물전 '아! 고구려'를 성사시키는 데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홍씨와 고씨는 재일동포 미술계의 중심 화가로 북한에서도 인민예술가와 공훈예술가 칭호를 받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우리 민족이 겪은 고난의 세월을 상징하는 고씨의 할아버지 그림, 서민적인 삶의 현장을 구수하게 표현한 홍씨의 장터 그림은 남과 북 모두가 사랑하는 작품이다.

"오래 헤어져 살았으니 다른 것이 얼마나 많겠어요. 하지만 한민족이라면 그런 것 따지지 말아야죠. 자꾸 만나서 닮은 것을 찾아가는 노력이 우리나라를 우뚝 세우는 길입니다." 입을 모아 남북 화합을 말하는 두 화가는 "살아서 좋은 시대를 꼭 볼 것"이라며 손을 맞잡았다.

정재숙 기자 <johanal@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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