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암교회학살 한국인유해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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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본군의 야만적인 학살로 제암리 교회에서 숨져간 한일순국지사들의 유해와 화염병으로 투척했던 일본의「기린」맥주병 등이 24일하오 경기도 화성군 도리리 공동묘지에서 발굴됐다.
문공부 제암리 순국지사 유해발굴조사단은 발굴작업착수 3일만인 이날 2구의 유골과 「대정십팔년」(서기1919년)연호의 일본동전1개, 당시의 제암교회 석유램프 고리였던 붉은철사,찬송가와 옷걸이로 교회벽에 박혀있던 철사못, 불탔던 교회마룻바닥의 숯덩이등을 유해와 함께 발굴했다.
조사단이 유해를 발굴해낸 장소는 유일한 생존 순국지사 미망인인 전동례할머니(85)와, 29명의 순국지사들의 총탄세례와 화염속에서의 제암예배당 참사뒤처리에 나선 의료선교사「스코필드」박사를 도왔던 당시 참상의 증언자 최응식옹(89)이 지적한 곳과 일치했다.
전할머니는 유해와 함께 발굴된 붉은 철사고리가 『당시 교회에 달았던 램프고리였다』 고 오열을 토하며 증언했다.
최옹은 「기린」 맥주명을 보고 일군이 휘발유를 넣어 총살후 교회안의 시체에 불을 질렀던 화염병이라고했다.
그는 또「스코필드」박사의 지도로 유해를 그곳에 옮겨 묻을때 불에타 엉긴 시체에는 숯덩이·못·화염병등이 마구 끼여있었다고 증언해줌으로써 발굴된 유해가 제암교회 순국지사들의 유골임에 틀림없음을 확인해 주었다.
발굴조사단은 비교적 정확한 형체의 순국지사 유해2구외에도 상당수의 뼈마디·뼈가루등을 수습했다.
유해와 함께 발굴된 것으로 알려진 총탄은 정밀검사 결과 일군의 38구경 총탄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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