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레슨] 채권 투자도 위험 따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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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주식과 채권 상품 중에서 어느 쪽이 더 투자 위험이 클까.

대부분의 사람은 당연히 주식이 더 위험하다고 말할 것이다. 주식과 채권을 비교하는 것 자체를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주식형과 채권형 상품의 수익률을 한번 비교해 보자. A 주식형 펀드가 최근 6개월간 올린 수익률은 연율로 환산해 20%가 넘는다. 반면 B 채권형 펀드가 6개월간 거둔 수익은 연 3% 수준이다. 최근 1개월로 범위를 좁히면 A 주식형은 연 12%, B 채권형은 -1.6%로 나타난다. 그동안 증시가 좋았기 때문에 주식 투자로 많은 이득을 얻게 된 것은 다 알고 있지만 채권형 상품이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우량한 회사의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확정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했을 때는 채권 시가평가제가 적용돼 요즘처럼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져 수익률이 하락하게 된다. 대부분의 채권형 상품은 실세금리가 오르면 펀드의 기준가격이 내려가 수익률은 낮아지고, 거꾸로 금리가 내리면 수익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하면 예금을 하려는 사람들이나 채권을 매입하려는 이들에겐 유리하지만, 이미 낮은 금리로 채권형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는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3.28%에서 올 1월 말에는 4.06%로 상승한 뒤 최근 4.39% 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가입한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하락해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낮은 수익률을 보였고, 최근 수익률은 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금리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채권형 펀드는 주식보다 변동성이 작은 채권에 주로 투자하지만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적배당을 하는 상품이기에 보유한 채권의 신용도와 금리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올해도 저금리가 계속된다고 보고 채권형 상품에 가입했다면 수익률을 다시 점검해 보자. 만기가 됐으면 즉시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고 현재 손실이 났으면 지금이라도 환매를 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지, 아니면 계속 보유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게 좋을지 결정해야 한다.

백미경 하나은행 성북동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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