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가 중고차값 40만원 더 받은 까닭…채점기준 살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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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엔카 차량평가사가 중고차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SK엔카 제공]

직장인 김모(32)씨는 갖고 있는 2011년식 아반떼 1.6 GDI 승용차를 팔고 BMW 320d를 구입할 예정이다. 시세대로라면 950만원을 받아야 하겠지만 김씨가 받을 수 있는 돈은 그보다 많은 990만원이다. 순정 내비게이션 때문이다. 순정 내비게이션이 있는 경우 40만원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썬루프가 없어 추가로 가격을 인정받지는 못했다. SK엔카 측은 “썬루프가 있었다면 가격을 더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1위 업체인 SK엔카가 27일 중고차 시세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정리한 ‘채점 기준’을 내놨다. SK엔카 최현석 마케팅부문장은 “자신의 중고차값을 시세만큼 무조건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수리비와 옵션에 따라 차량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하는 최 본부장이 밝힌 가격 책정 기준.

① 내비는 순정 내비만

요즘은 휴대전화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운전자가 많지만, 차량을 매각할 때에는 지금도 순정 내비게이션이 우대받고 있다. 순정 내비게이션의 경우 각종 엔터테인먼트 기능은 물론, 프리미엄 사운드 스피커 등이 함께 제공되고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배터리 충전 상태 등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순정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면 최대 70만원까지 매각비를 더 받을 수 있다.

② 스마트키 1개 모자라면 50만원 깎일 수도

요즘 출시되는 자동차는 대부분 스마트키로 구동된다. 신차 출고 시에는 스마트키를 2개를 준다. 중고차 구입자 역시 스마트키에 대해서는 한 쌍으로 지급해 주기를 원한다. 이 때문에 스마트키 추가 구입 비용이 든다. 국산 완성차의 경우 5만~10만원, 수입차는 40만~50만원이 차량 판매 가격에서 차감된다. 또한 일부 수입차의 경우 스마트키를 외국에서 주문수입해 오는 경우가 있어, 중고차 매매가 몇 주 동안 늦어질 수 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③ 전동시트 고장나면 낭패

전동시트는 중고차 가격의 백만원 단위를 바꿀 수 있는 항목이다. 전동레일만 교체해야 하는 경우에는 40만~50만원이 중고차 매입가격에서 차감되고, 시트 전체를 바꿔야 하는 경우 최대 200만원까지 든다. 수입차의 경우에는 그 이상으로 깎일 수 있다.

④ 첨단 사이드 미러, 고장시 ‘애물단지’

후방에서 다가오는 차량을 감지하는 등 첨단 기능이 있는 사이드 미러는 고장이 났을 경우 차량의 가격을 대폭 깎아먹는 주범이 된다. 일반 전동 사이드 미러(고장시 15만원 차감)의 3배 가까이 되는 40만~50만원의 수리비가 차량 가격에서 깎인다. 창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개당 5만~10만원이 깎인다.

⑤ 스노우타이어 ‘킵’해 두세요

여름에 차량을 팔 경우 스노우타이어를 체크해야 한다. 스노우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가격이 10~20% 비싸지만, 여름 중고차 시장에서는 소음이 크고 안정감이 덜하다는 이유로 일반 타이어로 교체돼 중고차 딜러에게 인계된다. 이 때문에 중형 세단 기준으로 50만~60만원까지 타이어 교체 비용 명목으로 중고차값을 덜 받을 수 있다. SK엔카 측은 “스노우 타이어는 본인이 챙기고, 일반 타이어로 바꿔놓는 것이 이득일 수 있다”고 밝혔다.

⑥ 파노라마 썬루프 있으면 70만원까지 더 받아

옵션 중 가장 선호되는 사양은 파노라마 썬루프다.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는 물론이고, 세단에서도 선호된다. 썬루프가 있으면 50만~7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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